한시모음방 56

和七夕韻(화칠석운)

[겸재 정선 작 수태사동구(水泰寺洞口) "關東名勝帖" 간송미술관] 화칠석운(和七夕韻) 河橋牛女重逢夕(하교우녀중봉석) 玉洞郞娘恨別時(옥동랑낭한별시) 若使人間無此日(약사인간무차일) 百年相對不相移(백년상대불상이) 해의 (解義) 은하교에서 견우 직녀 거듭 만나는 저녁 옥동의 신랑 신부 이별의 때를 한탄하네 만일 인간 세상에 이 날이 없었더라면 백년을 마주하여 서로 헤어지지 않을 것을 화칠석운의 작자는 기생 소난향(小蘭香)의 비(婢)인 연희(蓮喜)로, 매년 칠월 칠석마다 찾아오는 견우와 직녀의 만남과 이별 설화를 모티브로 이별의 한을 노래하고 있다. 이 날이면 견우와 직녀는 어김없이 은하교에서 만나고 옥동에서 서글픈 이별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만약 칠월 칠석이 없었더라면 이런 한 맺힌 이별도 없었을 것이라고....

한시모음방 2019.08.10

모춘(暮春 : 저무는 봄) / 조려(趙旅)

[경주 금장대 연등야경] 모춘(暮春 : 저무는봄) 甲子須臾逝 (갑자수유서) 春殘夏欲來 (춘잔하욕래) 燕忙鸎亦懶 (연망앵역라) 紅卷綠初開 (홍권록초개) 喚起牕前喚 (환기창전환) 催歸容裏催 (최귀용리최) 卽看時物變 (즉간시물변) 詩思轉悠哉 (시사전유재) 해의(解義) 세월이 하도 빨라 잠깐사이 지나가서 어느덧 봄은 가고 여름이 오려하네. 제비는 바쁘고 꾀꼬리는 게으르며 붉은 꽃은 없어지고 푸른 빛 일어나네. 환기(喚起)는 일어나라 창 앞에서 불렀으며 최귀(催歸)는 돌아가라 객지에서 재촉했네. 계절따라 변모하는 만물을 바라보니 시심(詩心)은 점차로 짙어가네. 주 (註) 須臾 (수유) : 잠깐 懶 (라) : 게으르다. 紅卷綠初開 (홍권녹초개) : 꽃은 지고 녹음은 짙어지다. 燕忙鶯亦懶 (연망앵역라) : 제비는 바..

한시모음방 2018.05.16

상춘곡(賞春曲)/정극인

상춘곡 (賞春曲) ​홍진(紅塵)에 묻힌 분네 이내 생애(生涯) 어떠한고 옛사람 풍류(風流)를 미칠까 못 미칠까 천지간(天地間) 남자(男子) 몸이 나만한 이 많건마는 산림(山林)에 묻혀 있어 지락(至樂)을 모를 것인가 수간모옥(數間茅屋)을 벽계수(碧溪水) 앞에 두고 송죽(松竹) 울울리(鬱鬱裏)에 풍월주인(風月主人) 되었어라 엊그제 겨울 지나 새봄이 돌아오니 도화행화(桃花杏花)는 석양리(夕陽裏)에 피어 있고 녹양방초(綠楊芳草)는 세우(細雨) 중에 푸르도다 칼로 마름질했는가 붓으로 그려 냈는가 조화신공(造化神功)이 물물(物物)마다 야단스럽다 수풀에 우는 새는 춘기(春氣)를 못내 겨워 소리마다 교태(嬌態)로다 물아일체(物我一體)어니 흥(興)인들 다를소냐 시비(柴扉)에 걸어 보고 정자(亭子)에 앉아 보니 소요음영..

한시모음방 2018.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