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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부부론(高齡 夫婦論)
고령 부부론(高齡 夫婦論) 부부가 함께 늙어 간다는 것은, 인생의 모든 소란이 지나간 뒤 둘만 남는다는 뜻이다.그래서 노년의 부부에게 잘 산다는 말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늙어서 잘 산다는 것은, 무엇보다 상대방을 바꾸려 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이 되어야 된다.젊을 때는 서로를 고치려 든다. 말버릇, 생활습관, 성격까지도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그러나 세월이 흐르면 깨닫게 된다.이 사람은 평생 이 모습으로 살아왔고, 이제 와서 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그때 필요한 건 설득이 아니라 수용이다.고치려는 것보다, 그냥 그렇구나하고 넘길 줄 아는 여유가 노년의 평화를 만든다.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적당한 거리다.하루 종일 함께 있다고 해서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각자만의..
06:29:28 -
만족(滿足)과 행복
만족(滿足)과 행복 만족(滿足)이라는 한자의 뜻을 살펴보면,만(滿)은 '가득차다' '차오르다' 라는 뜻이고,족(足)은 그냥 발을 표시하는 뜻이지요. 어째서 "만족"이라는 단어에 발 족(足)자가 쓰이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알아 봤더니, "발목까지 차올랐을 때,거기서 멈추는 것이 바로 가장 적당한 만족즉 "행복"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정말 대단한 발견이 아닐수 없습니다.어떠한 철학적 표현이나 시적(詩的) 미사여구보다행복에 대한 완벽한 정의였습니다. 만족(滿足)이라는 한자를 보면서 행복은 욕심을 최소화 할 때 ,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족욕(足浴)이라는 말은 모두들 알고 있습니다.대야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발을 담구는건강법입니다. 이때 따..
2026.08.22 -
사잇문과 여백
사잇문과 여백 "도둑은 잡지 말고 쫓으라."는 말이 있습니다.『경행록』에도 "남과 원수를 맺으면 어느 때 화를 입게 될지 모른다."라고 했고, 제갈공명 또한 죽음을 앞두고 "적을 너무 몰아붙인 것이 후회된다. 적에게도 퇴로를 열어주어야 한다."는 뜻을 남겼다고 합니다.어릴 적 시골집에는 대문 말고도 뒤뜰 옆모퉁이에 작은 사잇문이 있었습니다. 우리 집 장독대 옆 사잇문은 대밭 사이 지름길로 작은집을 오갈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어른들은 알면서도 모른 척, 눈감아 주는 마음의 여유와 아량으로 그 사잇문을 남겨두셨던 것 같습니다.제가 열세 살 되던 해, 가을걷이가 끝난 마당에는 탈곡한 나락이 산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여름 내내 땀 흘려 일군 결실이었습니다.어느 날 밤, 우리집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집을 지키..
2026.08.15 -
옛날 옛적에
옛날 옛적에 옛날 옛날 아주 가까운 옛날 시계가 밥 먹던 시절에 추워도 다 같이 춥고 고파도 다 같이 배고팠던 시절에 검정 솜이불에 식구 모두가 덮고 자던 시절에 집에서 태어나서 집에서 저 세상 가던 시절에, 일그러지고, 찌그러지고, 뒤통수 벗겨진 색경 보고 바리깡으로 상고머리 빡빡머리 깍던 시절에, 쥐를 잡자, 저축의 달, 불조심, 방공방첩, 가슴에 표어를 달고 살던 시절에 신문지로 모자 접고 칫간에 똥누고 포대종이로 똥닦던 시절에,남자들이 미장원에 가면 큰일나고, 여자들이 겨드랑이털 깍지않던 시절에,아무데서나 엄마들이 저고리 올리고 아기들 젖 먹이던 브라자없던 시절에, 신문이 오면 TV방송 편성표, 오늘의 운세 먼저보고, 고우영의 수호지 보려고 일간스포츠 사던 시절에, 주간경향, 썬데이서울, 보고 ..
2026.08.08 -
군자교우 여비옥 (君子交友 如比玉)
군자교우 여비옥 (君子交友 如比玉) 바람이 분다.어제의 꿈을 실어 나르고잊고 지낸 이름들을 하나씩 데려온다. 돌아보면 참 많은 사람들과 스쳐 왔다.청춘의 광장에서 만나 밤새도록 미래를이야기하던 사람들, 세상을 다 얻은 듯 함께 웃고 노래하던 사람들...... 그 많은 얼굴들이 별빛처럼 반짝였지만 세월은 그 별들마저 하나 둘 저 하늘 너머로 데려갔다.어떤 만남은 불꽃처럼 뜨거웠고, 어떤 약속은 영원할 것 같았다. 그러나 뜨거움은 식고, 약속은 바래고,수많은 인연은 계절이 지나듯 흘러갔다. 그때 알게 되었다.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이 인생의 자랑이 아니라,끝까지 곁에 남아주는 사람만이 기적이라는 것을.... 비옥취사(比玉聚沙)옥이 모이는 만남과 모래가 모이는 만남.세상은 모래 같은 인연으로 가득 차 있다...
2026.08.01 -
난상가란(卵上加卵)
난상가란(卵上加卵 : 알위에 알을포개다)조선 후기 작자 미상인 한문 소화집 '성수패설'에나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성어(成語)입니다.옛날 어느 신하가 죄를 짓고 멀리 변방으로 귀양길에 올랐을 때에 부인이 남편에게 물었습니다.“이제 가시면 언제 돌아오시나요?”부인의 물음에 남편이 대답했다.“혹시 계란 위에 계란이 포개진다면 몰라도아마 살아서 돌아오기는 힘들 것이오.”그날로 부터 부인은 매일 소반 위에 달걀 두 개를올려놓고 지극정성 통곡으로 기원했다.“제발 포개지게 해주십시오.”하지만 애초 불가능한 일이 이뤄질 리 없었고.부인은 애통한 소리만 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갔다.어느 날, 왕이 잠행을 나갔다가 여인의 통곡을 듣고신하에게 그 연유를 알아보게 하였다.부인이 통곡한 이유를 듣고 전후 사정..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