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방

유단취장(有短取長)

덕전(德田) 2024. 5. 22. 10:16

신록의 절정

 

 

 

유단취장(有短取長)

 

조선의 실학자 성호 이익 선생댁의 마당에 감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한  그루는 대봉  감나무지만

일년에 겨우 서너 개 열렸고,다른 한 그루는 많이

열리지만  땡감나무 였습니다.

 

마당에 그늘도 많아지고 장마 때면 늘 그늘에 젖어

있어   마당이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둘 다 밉게 여긴 성호 선생이 톱으로 한 그루를 베어

내려고 두 감나무를 번갈아 쳐다보며 오가고 있었다.

그때 부인이 마당에 내려와 말하였다.

​"이건 비록 서너 개라도  대봉시라서  조상  섬기는

제사상에 올리기에 좋죠.

 

저건 땡감이지만 말려서 곶감이나 감말랭이 해두면

우리 식구들 먹기에 넉넉하죠

그러고 보니 참 맞는 말이었다.

 

성호 선생은  둘 다 밉게 보았고,

부인은 둘 다 좋게 보았습니다.

밉게 보면 못 났고 좋게보니 예쁜 것 이었습니다.

단점 속에서 장점을 취한 부인의  말을 들은 성호

선생은 톱을 창고에 슬그머니 넣고 나오면서 웃었다.

 

"하하하,

유단취장(有短取長) 이구나."

 

단점이 있어도 장점을 취할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누구이든  장점만 갖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는 것이 인간 입니다.

 

​그런데,

장점은 보려 하지 않고 보이는 단점만 지적하여 그를

나무라고 비난한다면 그 사람의 장점은 빛을 잃고 더욱

의기소침  해질 것임이 분명 합니다.

 

산  봉우리가  있으면  계곡도 있고,  얼굴이 있으면

뒤통수도  있듯이  단면만 있는 물체는 없습니다

 

유단취장(有短取長)이라!

 

단점속에  장점을 볼 줄 알고 그것을  취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호 이익 선생이  들려주는  양면을  모두  볼 줄 아는

통섭(通攝)의 가치관!

우리모두 새겨서 내것이 되면  참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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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옮겨 적는  필자는  자신에게  묻습니다 

스스로의  부족한 인성이 남의 장점을 찾기 보다는

단점만을 보고 비판의 날을세운 부질없는 시간이

많았던건 아니였는지......?

 

단점이 수두룩한 자신이 상대에겐 완벽을 요구하고

가족간에도 이웃간에도 친구사이에서도 그랬던 것

아닌가 스스로 성찰해 봅니다

 

그리 길지 않은 삶의 시간표속에서, 관용과  아량과

이해, 배려와 사랑이 부족했던   자신을 반성하면서

오늘도 새로운 삶을 위하여  또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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