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의 방 26

9월의 기도

9월의 기도/이해인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며 온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우울한 마음 어두운 마음 모두 지워 버리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9월의 길을 나서게 하소서 꽃길을 거닐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다 보면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이 있게 하소서 꿈을 말하고 꿈을 쓰고 꿈을 노래하고 꿈을 춤추게 하소서 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 하시고 이 가을에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하소서 ================== 이가을 누구나 정직하고 아름답고 행복한 사랑의 주인이 되시기 바랍니다

시인 의 방 2021.09.09

한 송이 수련으로

한 송이 수련으로/이해인 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겹겹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 물 위에 풀어 놓고 그래도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 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 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 밤마다 별을 안고 합장하는 물빛의 염원 단 하나의 영롱한 기도를 어둠의 심연에서 건져내게 하소서 나를 위해 순간마다 연못을 펼치는 당신 그 푸른 물 위에 말없이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시인 의 방 2021.08.07

경주 동궁과 월지(東宮과月池)

연꽃 이였다/ 신석정 그 사람은 물위에 떠 있는 연꽃이다 내가사는 이 세상에는 그런 사람 하나 있다 눈빛맑아 , 호수처럼 푸르고 고요해서 그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아침나절 연잎위, 이슬방울 굵게 맺혔다가 물위로 굴러떨어지듯, 나는 때때로 자맥질 하거나 수시로 부서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내 삶의 궤도는 , 억겁을 돌아 물결처럼 출렁거린다 수없이, 수도없이 그저, 그런내가 그 깊고도 깊은 물 속을 얼만큼 더 바라볼수 있을런지 그 생각만으로도 아리다 그 하나만으로도 아프다 경주의 동궁과 월지 연밭에는 올해도 연화가 개화를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처럼 연화를 대하면 부끄린 내 삶을 깊게 참회하게 됩니다

시인 의 방 2020.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