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모음방

추사 육폭병풍 시해(詩解)

덕전(德田) 2019. 5. 11. 00:33

 



高樹鳥已息(고수조이식) 높은 나무엔 새들이 이미 깃들고

小園花亂飛(하원화란비) 꽃밭에 꽃은 어지러이 날리는구나.

日兼春有暮(일겸춘유모) 해는 봄과 함께 어느덧 저무는데 

誰與我同歸(수여아동귀) 어느 님 과 더불어 돌아 갈 가나.



宿雨朝來歇(숙우조래헐) 간밤의내린 비는 아침에 개이고

開軒覽物華(개헌람물화) 창문 열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네. 

雲光棲斷樹(운광서단수) 구름은 나뭇가지에 걸려있고

風影轉高花(풍경전고화) 봄바람은 꽃잎을 달래는구나. 



高齋晴景美(고재청경미) 높은 정자의 개인 경치 아름답고

淸氣滿園林(청기만원림) 정원 숲속엔 그윽한 향기 풍기는구나. 

倚杖寒山暮(의장한산모) 막대에 의지하여 둘러보니 한산은 저물어가고

開門落照深(개문낙조심) 문을 여니 저녁노을은 이미 짙었구나.



天晴遠峰出(천청원봉출) 맑은 하늘엔 먼봉우리 보이고

夜久數星流(야구수성류) 밤이 깊으니 수많은 별들이 듯는구나. 

多少殘生事(다소잔생사) 쇠잔한 삶의 일이

能無愧海鷗(능무괴해구) 바다 갈매기(의 일)만 같지 못하는구나. 



地幽忘盥櫛(지유망관즐) 거처 고요하니 몸단장 잊었으며

目極喜亭臺(목극희정대) 정대 그윽한 경치 볼수록 아름답구나. 

信美諧心賞(신미해심상) 아 아름답구나 ! 내마음 즐거우니 

誰憂客鬢催(수우객빈최) 세상 사람들이여 ! 나의 늙음 한탄하지 말게나. 



對酒惜餘景(대주석여경) 술을 드니 석양에 도취되고

高樓烟霧開(고루연무개) 누각 아래 안개 또한 고이는구나. 

暗花臨戶落(암화임호락) 꽃잎은 창밖에 나부끼고 

嬌燕入簷回(교연입첨회) 들뜬 제비도 나와 같이 즐겨하네.



해의 (解義)

고목(古木)엔 아름다운 새들도 깃들고

소원(小園)에 지는 꽃은 바람에 나부끼는구나

봄날은 세월따라 저무는데

어느님 따라 이세상 같이할까

 

간밤이 개인 아침에

창문을열고 풍경(風景)바라보니

구름은 고목(古木)에 걸려있고

봄바람은 꽃잎을 달래는구나

 

높은정자(亭子)엔 개인 경치 아름답고

정원(庭園)숲속엔 그윽한 향기 풍기는구나

막대 의지하여 둘러보니 한산(寒山)은 저물어가고

창문열자 저녁 노을 이미 짙으구나

 

맑은 하늘엔 먼 봉우리 보이고

밤이깊으면 수많은 별들이돋는구나

속세에 무수한 인생(人生)들이여

저넓은 바다위 갈매기만 같지 못하구나

 

거처(居處) 고요하니 몸단장 잊었으며

정대(亭臺) 그윽한경치 볼수록 아름답구나

아 아름답구나 내마음을 즐거우니

세인(世人)이여 나의 늙음을 한탄할것 없네

 

술을들어 경치(景致)에 도취되니

누각아래 안개 또한 개이는구나

석양(夕陽)에 꽃잎은 창(窓)밖에 나부끼고

놀든 제비도 나와같이 즐겨하네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선생 육폭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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