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모음방

어묵(語嘿)/ 상촌 신흠(申欽)

덕전(德田) 2019. 9. 28. 09:12


                                                                                                  (도산 서원의 입추)



當語而嘿者非也 當嘿而語者非也
당어이묵자비야 당묵이어자비야

必也當語而語 當嘿而嘿 其惟君子乎

필야당어이어 당묵이묵 기유군자호

君子之嘿也 如玄天 如深淵 如泥塑
군자지묵야 여현천 여심연 여니소

其語也 如珠玉 如蕙蘭 如鍾鼓
기어야 여주옥 여혜란 여종고




해의(解義)
마땅히 말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잘못이다.
의당 침묵해야할 자리에서 말하는 것도 잘못이다.


반드시 말해야 할 때 말하고,
마땅히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해야만 군자일 것이다.

군자의 침묵은 현묘한 하늘 같고 깊은 연못 같고
진흙으로 빚은 소상(塑像) 같다.

군자가 말하는 것은 주옥과 같고 혜초와  난초 같고,

종()과 북(鼓) 같다.



말해야 할 때 침묵을 지키는 것도 그르고 침묵해야 할 때 말하는 것도 그르다.

반드시 말해야 할 때 말을 하고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오직 군자이다.

군자가 침묵할 때는 마치 현묘한 하늘과 같고 깊은 못과 같고 흙으로 만든

소상과 같으며, 말을 할 때는 구슬과 옥 같고 혜초와 난초 같고 종과 북 같다.


현묘한 하늘은 바라보아도 그 끝이 보이지 않으며,

깊은 못은 굽어보아도 그 밑이 보이지 않으며,

흙으로 만든 소상은 대면해도 그 게으른 용모를 볼 수 없다.

구슬과 옥은 면류관의 장식을 할 수 있으며, 혜초와 난초는

향으로 피울 수 있으며, 맑은소리로 울리는 종과 북은 하늘과 땅에

바칠 수 있으니  이 어이 진귀하지 않으며 중요하지 않은가.

마른 나무처럼 침묵하고 분별없이 말하는 것은 삼가할 일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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