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모음방

춘탄정 원운 (春灘亭 原韻)

덕전(德田) 2020. 1. 13. 08:21

                                                                        (한겨울에 보는 겹 벚꽃)



춘탄정원운 (春灘亭原韻) /이지영


靑山不墨萬古屛 청산불묵만고병

流水無絃千年琴 유수무현천년금

山中好友林間鳥 산중호우임간조

世外淸音石上泉 세외청음석상천


白雲無心抱幽石 백운무심포유석

玉泉有情含明月 옥천유정함명월

花落前庭憐不掃 화락전정련불소

月明窓外愛無眠 월명창외애무면


半窓月落梅無影 반창월락매무영

夜中風來竹有聲 야중풍래죽유성

彈琴邀月來花徑 탄금요월래화경

詩句移雲到竹窓 시구이운도죽창


萬事無心一釣竿 만사무심일조간

三公不換此江山 삼공불환차강산

臨溪美石帶月歸 임계미석대월귀

處士風流水石間 처사풍류수석간



해의(解義)  1


푸른 산은 그리지 않아도 만고의 병풍이요

흐르는 물은 줄이 없지만 천년의 거문고네

산속에서 좋은 친구는 숲속의 새들이며

세상 밖 맑은 소리는 돌에 솟는 물소리다


무심한 흰 구름은 그윽하게 돌을 감싸고

정겨운 맑은 샘은 밝은 달을 머금는다네

앞뜰에 꽃 떨어져도 안쓰러워 쓸지 않고

창 밖 달 밝으면 그리움에 잠 못 이룬다


쪽 창에 달이 지면 매화 그림자 사라져도

밤중에 바람이 불면 댓잎 소리 들린다네

거문고 타며 달 맞으면 꽃길로 달이 뜨고

구름 같은 시구가 대나무 창에 스며든다


어떤 일도 관심 없고 오로지 낚시만 해도

삼정승과 바꿀 수 없는 이 같은 강산이네

개울가 돌에서 놀다 달이 뜨면 돌아가니

은둔 선비의 풍류가 자연 속에 있다하리

.....................

==================================



해의(解義) 2


靑山不墨萬古屛   流水無絃千年琴   

山中好友林間鳥   世外淸音石上泉

청산은 채색을 하지 않아도 만고의 병풍처럼 아름답고

흐르는 물소리는 울림 줄 없이도 천년의 가야금 소리보다 아름답도다.
산 중에 좋은 친구는 숲 속의 새요

세상 밖 맑고 아름다운 소리는 돌 위에 흐르는 물소리로다.

白雲無心抱幽石   玉泉有情含明月  

花落前庭憐不掃   月明窓外愛無眠
흰 구름은 무심히 너럭바위를 감싸고

옥같이 맑은 샘물에는 밝은 달을 머금어 비추네.
뜰 앞에 떨어진 꽃잎 안타까워 쓸지를 못하고

창 밖에 달 밝으니 사랑스러워 잠 못 이루네.

半窓月落梅無影   夜中風來竹有聲  

彈琴邀月來花徑   詩句移雲到竹窓
봉창에 달이 지니 매화 그림자 사라지고

밤바람 불어오니 대나무 소리뿐일세.
거문고 타며 달 맞으려니 꽃길 사이로 달이 오고

싯귀를 구름에 실어 보내니 선비의 창가로 가네.

萬事無心一釣竿   三公不換此江山  

臨溪美石帶月歸  處士風流水石間
세상사 다 잊고 낚싯대에 의지하니

삼공벼슬을 준다 해도 이 강산과 바꾸겠는가?
개울가 돌에 취하여 달 거느리고 집에 오니

선비의 풍류가 자연 밖에 또 있겠는가.

*춘탄정(春灘亭)

전남 화순군 춘양면 용두리에 광산인(光山人) 춘탄(春灘)

이지영(李之榮)이 지은 정자인데 현재는 사라지고 없다


'한시모음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고초려  (0) 2020.10.07
위인부령화(爲人賦嶺花)   (0) 2020.01.28
어묵(語嘿)/ 상촌 신흠(申欽)  (0) 2019.09.28
和七夕韻(화칠석운)  (0) 2019.08.10
하늘과 땅과 사람(天地人)  (0) 2019.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