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방

친구 O O 에게 !

덕전(德田) 2008. 8. 1. 15:23

평생을 함께할 친구야 !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이 염천지절에 건강히 잘있느냐

이 망할놈의 세월이 어찌 이리도 빠르더냐 ?

우리 돌아보면 5~60년대 그 찌든 가난의 유년을 넘어온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해가고 있으니

세월은 정말 화살과같이 흐르는 것인가 싶다 .

 

고향의 개울가 솔모랭이 잔디밭에 모여앉아 

어떻게 사는것이 진정 보람있고 가치있는 삶이되겠는가를

토론하다 꼬박 밤을 밝히던  그런시절이 우리에게 있었지 ........

 

믿음의 친구야!

나는지금 그시절로 되돌아 가고싶다 .

어느것하나도 그때 바라고 꿈꾸던 일을 이루지 못한게 안타깝고,

꿈꿔온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게 아쉬워서 말이다 .

그냥 세월에 떠밀려  살아버린 지금이 너무나 허망하구나 .

 

인생살이 란 것이 어디에도 정답은 없다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텅빈 마음이 되라라고 생각을 못했으니 ,

참 어리석고  우둔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구나 .

 

다정한 나의 친구야 !

우리에게 남은 세월이 얼마나 될까?

이제는 별수없다는 체념에 앞서서 나는 이런각오를 해본다 .

어떻게 살아왔던지 이제 되돌릴수 없다면 말일세,

일구어놓은 현재를 겸허히 수용하며  조용하고 차분하게

마무리를 해가야 하지 않겠나 싶네 .

 

우리들의 생이 비록 보잘것 없고 짧은 것이지마는

그동안 해놓은 것들을 차곡차곡 간추려보고 그중에

쓸만한게 있거들랑  자식들에게 소중하게 일러주고,

시행착오로 힘들었던 일, 실패했던, 일들또한 

그들의 생에는 반복되지 않도록 솔직히 알려주면서 ,

남은세월 건강하고 소박하게 지낼수 있었으면 한단다 .

 

늙으나 젊으나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다 잃는것이니 ,

사는동안 부지런히 건강챙기고 , 어른으로 체신도 지켜가면서,

마음을 정갈히 가누고 , 살아온 연륜 만큼만 원숙해 지자꾸나 .

그리고 우리 가끔씩 만나서 산나물에 박주(薄酒)라도 나누고 살으세.

그러다보면  누가 먼저일지는 하늘만 알고 있겠지만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렇게 떠나면 되지 않겠나 싶으네 .

 

오랜믿음의 친구야! 

살아온동안  내형제 이상으로 정 많았던 동갑네기야 ! 

나는 아직도 우리 술한잔 나누고 마주 처다보며

말없이 싱긋 웃어주던 투박한 인정을 잊을수 없고

 

한동안 못보다가 어느날 만날라치면 흥에 겨워서

억새게 끌어안든 그 정이  어느연인의 포옹보다

절실 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단다

 

오늘 푸념같이 늘어놓은 실없는 이글 아마도 친구는

진정한 마음으로 읽을 것이라 믿고  여기서 멈출까한다

계절이 바뀌어도 언제나 건강하고 

가끔씩 만나서  누구의 머릿칼이 멋지게 희어졌는지

어디한번  겨루어 봄세 ...................

 

 

 

 

 

                                                                  2008년  8월  1일   의암      이     상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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