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모음방

고시 일수(古詩一首)

덕전(德田) 2009. 12. 28. 11:01

 


 

情  人(고운님)

                                       作 :  閔思平(고려조 문신)
情人相見意如存
정인견의여존  :         고운 님 보고픈 생각이 나면
 
須到黃龍佛寺門
수도황용불사문  :         황룡사 문 앞으로 달아 오소서.
 
氷雪容顔雖未覩 
빙설용안수미도 :          빙설 같은 얼굴이야 비록 못 봐도
 
聲音仿彿尙能聞
성음방불상능문 :          방불한 그 목소린 여태 들려요
 
 
[解義]
살다 보면 문득 가버린 님이 생각날 때가 있겠지.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말도 못하게 그리운 날이 있겠지.
그대! 살다가 그런 날 만나게 되거든 아무 말 말고 황룡사 문 앞으로 찾아오소서.
빙설처럼 고운 그 모습이야 보이지 않겠지만,
가만히 눈을 감고 그 앞에 서면 그 님의 그 목소리가 지금도 소곤소곤 들려오느니
 
우리 사랑으로 아름답던 시간들 주춧돌 위에 여태도 남아 반짝이고
무지개로 걸리던 빛나던 맹세는 어디로 갔을까?
사랑했던 그 사람은 어디에 있느뇨?
잊었던 그 사랑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날이면,
맺지 못한 한조각 꿈이 애절한 날이면,
나는 기둥만 남은 황룡사 일주문 앞에 와서 눈감고 그 기둥에 기대서리라.

 
  
 
민사평(閔思平)1295(충열왕 21)~1359(공민왕 8)
 
자는 탄부(坦夫) 호는 급암(及庵) 문순공(휘: 적)공의 아들. 정승 김륜의 사위이다.
어려서부터 재능과 도량이 있었다. 학문이 일취월장하여 산원·별장에 임명되었으나 취임하지 않았으며, 충숙왕 때 문과에 급제, 예문춘추관수찬을 거쳐 예문응교·성균대사성이 되고, 1344년(충혜왕 5) 감찰대부를 역임한 뒤 여흥군에 봉해졌다.  시서(詩書)를 즐기고 학문에 열중하여 당시 익제 이재현 등과 함께 문명(文名)이 높았다. 동문선(東文選)에 시 9수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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