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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객(陸湘客)의 육연(六然)

덕전(德田) 2011. 3. 18. 22:08


육연 (六然)

중국 명나라 말기의 유학자 육상객(陸湘客)은 바람직한 삶의 자세로

아래 여섯 가지를 들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육연(六然)입니다.

임제(臨濟)선사의 선어(禪語)의 내용과   아래의 육연이 흡사함을 알수 있습니다

자처초연(自處初然)

고요하게 혼자 있을 때는 초연 하라.

초연함이란 어느 한 가지에 집착함이 없고 얽매임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혼자 있을 때 어느한쪽에 쏠리거나 집착하면 중용의 도를 잃어 버린게 된다.

 

대인애연(對人靄然)

사람을 만날 때는 평화로운 마음으로 만나라.

인간관계의 기본은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는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를 보고 자신에게

이익이 되거나 유리한 입장에서 판단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거나

상대방의 마음을 거스르기 쉽다. 누구나 싫어하거나 적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면 따뜻한 마음이 나올 수 없기에 따뜻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가지고 대하면

모든일이 잘 풀리는 것이다.

 

무사징연(無事澄然)

큰일이 없을 때에는 물이 맑듯 고요하고 투명하라.

물 속에 불순물 혹은 찌꺼기가 있으면 물이 맑을 수가 없듯이

마음속에 욕심이 있으면 마음이 맑을 수가 없다.

남을 속이려 하거나, 시기하거나, 미워하거나, 터무니없이 높은이익을 남기고자

한다면  이것은 모두 불순한 생각이고 마음의 찌꺼기가 된다.

그러므로 일이 없을 때는 나쁜 마음을 버리고 맑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유사감연(有事敢然)

결정을 해야 할 때는 과감하게 실행하라.

대체로 군자의 모습은 가부좌를 하고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허공을 응시하는

정적인 모습을 떠올리기 쉬운데, 군자에게는 그러한 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혼자 있을 때는 초연하고, 일이 없을 때는 맑은 물처럼 조용히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 보다가도 일단 일이 생기면 과감하게 추진한다.

이러한 과감한 행동은 앞에서의 조용한 자기 성찰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적인 자기성찰이 없는 과감한 행동은 무모할 뿐이다.

 

득의담연(得意淡然)

뜻을 얻었어도 담담하게 처신하라.

보통 사람의 경우 성공하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흥분한다.

그러나 일이 잘되어 성공을 거두었을 때 흥분하지 않고 담담하게 처신해야 한다.

너무 기쁜 나머지 흥분하면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남에게 시기와 모함을 받을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 
  
실의태연(失意泰然)

뜻을 잃었어도 태연하게 처신하라.

우리는 어떤 일을 추진하다가 실패했거나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 괴로워하고

좌절하여 허둥대기도 한다. 그러나 허둥대고 낙담한다고 해서 결과가 바뀌는 것은

아니기에 실패했더라도 태연한 모습으로 차분하게 실패의 원인을 찾아 다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게 대비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육상객이 인생의 좌우명으로 제시한 이 여섯가지 마음가짐을

하나로 묶어 얘기하면 바로 임제(臨濟)선사의 가르침인

"어디서나 주인답게 산다면 곧 어디나 참되다" 라는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의 선어(禪語)와  

유사함을 알수 있습니다

이는 곧 유불일체(儒佛一體)를 뜻하는 것이라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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