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 8

역지사지와 배려

역지사지(易地思之)와 배려* 암(癌) 병동에서 야간 근무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새벽 다섯 시쯤 갑자기 병실에서 호출 벨이 울렸습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호출기로 물었으나 대답이 없었습니다. 나는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부리나케 병실로 달려갔습니다. 창가 쪽 침대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습니다. 병동에서 가장 오래된 입원 환자였습니다. "무슨 일 있으세요?" 황급히 커튼을 열자 환자가 태연하게 사과 한 개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간호사님, 나 이것 좀 깎아 주세요." 헐레벌떡 달려왔는데, 겨우 사과를 깎아 달라니, 맥이 풀렸습니다. 그의 옆에선 그를 간병하는 아내가 곤히 잠들어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런 건 보호자에게 부탁해도 되잖아요?" "그냥 좀 깎아 줘요." 나는 다른 환자들이 깰..

좋은글 2022.09.30

오늘의 명상

오늘의 명상 언쟁하지 말고 서로 다투지 말라. 옳고 그름을 가려 승부를 내려고 한다면 평생을 싸워도 끝이 없다. 옳고 그르다는 것은 고정되게 정해진 바가 아니어서 자신에게 옳은 것도 상대에게는 그를 수 있고 이 생활에서 옳은 것이 다른 생활에서는 그를 수도 있으며 똑 같은 경우라 할지라도 인연에 따라 옳고 그름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 할진데 내가 옳고 상대는 그르다고 고집하면 한평생을 싸워도 끝날 기약이 없다. 언쟁이든 다툼이든 다만, 침묵으로 바라보기만 하라. 말을 입 밖으로 꺼내고 나면 그 어떤 말로든 옳고 그름의 판단의 대상이 된다. 침묵의 세계는 시비 분별이 없으므로 투명하다. 언쟁과 다툼을 참으로 이기고자 한다면 오직참고 침묵하라. 침묵의 빛을 안으로 거둬라. 침묵하면 항상 이기기 마련이다. ..

좋은글 2022.09.25

정순왕후 간택일화

정순왕후 간택일화 조선(朝鮮)영조 35년 왕후(王侯)가 세상(世上)을 뜬지 3년이 되어 새로 왕후(王侯)를 뽑고자 하였다. 온 나라에서 맵시있고 총명하고 지혜로운 처녀 20명이 뽑혀 간택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이 중에 서울 남산골 김한구의 열다섯살 난 딸도 있었다. 드디어 간택시험이 시작 되었다. 자리에 앉으라는 임금의 분부에 따라 처녀들은 자기 아버지의 이름이 적힌 방석을 찾아 앉았다. 그런데 김씨 처녀만은 방석을 살짝 밀어놓고 그 옆에 살포시 앉는 것이었다. 임금이 하도 이상하여 그 이유를 물었더니 “자식이 어찌 가친 존함이 씌여 있는 방석을 깔고 앉을 수 있으오리까”라고 대답을 했다. ‘임금이 문제를 내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서 제일 깊은 것은 무엇인가? 동해바다 이옵니다. 서해바다 이옵니다. 남..

좋은글 2022.09.19

아우라(Aura) 의 몰락

아우라(Aura) 의 몰락 모나리자의 원본을 보려고 프랑스까지 갈 필요가 없습니다. 복제품이 어디에나 있고 검색만으로도 그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우리는 언제든지 원본을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얻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이를 두고 아우라의 몰락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우라는 접근하기 어려운 희소성에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원본들도 특별한 대상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실재 인물이나 자연환경을 보고 그린 그림이 작가의 신비로운 기법으로 명작이 된 것입니다. 원작은 사람이며 자연입니다. 떠오르는 일출, 별이 빛나는 밤, 친구들의 웃음소리와 가족들의 대화, 진짜 아우라는 우리 삶 속에 빛나고 있습니다. 철학자는 복제의 시대에 아우라가 실종 되었다고 탄식했지..

좋은글 2022.09.16

정직은 금화보다 값진것

정직은 금화보다 값진것 어느 마을에 정직한 젊은이가 살았다. 그는 어느 날 마을 빵 가게에서 사온 빵을 먹다가 빵 속에 금화가 하나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그 젊은이는 금화를 들고 빵 가게로 달려갔다. 빵 가게 주인은 나이 많은 할아버지였다. 젊은이가 할아버지에게 금화를 보이며 말하였다. “이 금화가 빵 속에 들어있었습니다 자 받으세요” “그럴 리가 없는데....” 할아버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젊은이를 쳐다보았다. “빵 속에서 금화가 있을 까닭이 없지 않은가. 나는 이걸 받을 수 없어. 그건 자네가 갖게.” “아닙니다. 이건 할아버지께서 가지셔야 해요.” “젊은이, 자네는 그 빵을 샀어. 그리고 금화는 그 빵 속에 들어있었네. 그러니까 그건 자네 거야. 나는 그 금화를 받을 수 없네. 설마..

좋은글 2022.09.14

모든것은 지나간다

모든것은 지난간다 큰 슬픔이 삶에 강물처럼 세차게 밀려와 평화가 산산조각 나고 가장 사랑하는 것들을 영원히 볼 수 없도록 쓸어간다면 매 순간 그대의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랜터 윌슨 스미스의 시 중에서) 친구와 오랜만에 통화를 했습니다. 몇 달 전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슬픔을 벗어나기도 전에 다른 힘든 일이 생겼다고 고백합니다. 지치고 힘들다는 친구에게 이 시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아무리 힘든 일도 지나갈 거라고 그러니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시에 담아 이말 전하고 싶었습니다. 나에게도 또한 들려주는 말입니다. 시간의 힘을 믿고 기다려 봅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기에 추석전 수해를 입은 지역의 빠른복구와 일상회복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동안 보고싶었던 가족과 함께 따듯하고..

좋은글 2022.09.11

선물

5만원 미만이면 선물입니다. 5만원 이상이면 뇌물입니다. 소위 ‘김영란법’에서 정하고 있는 선물과 뇌물의 차이입니다. ‘돈’의 크기로 선물과 뇌물을 구분하는 비정한 사회가 된 것 같아 씁쓸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선물과 뇌물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면 선물입니다. 대가를 바라면서 주면 뇌물입니다. ‘대가’가 선물과 뇌물의 기준입니다. 5만 원이 넘는 물건이라도 대가를 바라며 건네지 않고, 대가를 주지 않고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은 ‘선물’이라고 하겠습니다. 비록 5만원이 안 되는 물건이라도 대가를 바라는 마음으로 주고, 그것에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받으면 그것은 ‘뇌물’이라고 하겠습니다. 뇌물을 주고받는 관계는 거래가 끊기면 관계도 끊깁니다. 자신이 준만큼 받지 못하면 ..

좋은글 2022.09.06

노생지몽(盧生之夢)

노생지몽(盧生之夢) ​ 노생지몽이란? ​인생과 영화(榮華)의 덧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노생(盧生)이 한단(邯鄲) 땅에서 여옹(呂翁)의 베개를 빌려서 잠들어 80년간의 영화로운 꿈을 꾸었는데, 깨고 보니 여옹이 조밥 한솥을 짓는 사이였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사람에게는 두개의 눈이 있습니다. 눈은 안에서 바깥을 보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시력(視力)이 좋은 사람이라도 자신을 볼수는 없습니다. 또 너무 멀거나 가까워도 잘 보이지않습니다. ​ 공자님의 일화를 소개 합니다. 공자가 어느날 길을 가는데, 한 동자(童子)가 태양을 가르키며 공자에게 묻습니다. 공자님! 혹시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아십니까?" ​ 공자가 말합니다." 얘야,그건 너무 멀어서모르겠구나!" ' ​ 그..

고전의 방 2022.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