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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왕후 간택일화

덕전(德田) 2022. 9. 19. 06:00

새롭게 단장한 동궁과 월지 야경

 

 

정순왕후 간택일화

조선(朝鮮)영조 35년 왕후(王侯)가 세상(世上)을 뜬지 3년이 되어

새로 왕후(王侯)를 뽑고자 하였다.  온 나라에서 맵시있고 총명하고

지혜로운 처녀 20명이 뽑혀 간택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이 중에 서울 남산골 김한구의 열다섯살 난 딸도 있었다.
드디어 간택시험이 시작 되었다. 자리에 앉으라는 임금의 분부에 따라

처녀들은 자기 아버지의 이름이 적힌 방석을 찾아 앉았다.

그런데 김씨 처녀만은 방석을 살짝 밀어놓고 그 옆에 살포시 앉는 것이었다.
임금이 하도 이상하여 그 이유를 물었더니 “자식이 어찌 가친 존함이 씌여

있는 방석을 깔고 앉을 수 있으오리까”라고 대답을 했다.

‘임금이 문제를 내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서 제일 깊은 것은 무엇인가?
동해바다 이옵니다.
서해바다 이옵니다.
남해바다 이옵니다. 하는데,
김씨 처녀만은 사람의 마음 속이 제일 깊은 줄로 아옵니다.

어찌하여 그러는고?
녜, 아무리 바다가 깊다 해도
그 깊이를 잴 수가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 무엇보다도 깊어

그 깊이를 잴 수가 없사옵니다.

이어 다른 문제를 또 내었는데-,
이 세상에서 무슨꽃이 제일 좋은고?
녜, 복사 꽃이옵니다.
모란 꽃이옵니다.
양귀비 꽃이옵니다.
그런데 또 김씨 처녀만은 녜 목화 꽃이 제일 좋은줄로 아뢰옵니다.

그건 어이하여 그런 것인고?
다른 꽃들은 잠깐 피었을 때는 보기가 좋사오나, 목화꽃은 나중에

솜과 천이 되어 많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주

그 어찌 제일좋은 꽃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어서 세번 째 질문을 하였다.
이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고개는 무슨 고개인고?
묘향산 고개지요.
한라산 고개이옵니다.
우리 조선에서 백두산 고개가 제일 높지요.
이번에도 김씨 처녀만은 또 이렇게 대답을 하였다.
보리고개가 제일 높은 고개이옵니다.

‘보리고개는 산의 고개도 아닌데 어이하여 제일 높다 하는고?’
농사 짓는 농부들은 보리 이삭이 여물기도 전에 묵은 해 식량이

다 떨어지는 때가 살기에 가장 어려운 때입니다.

그래서 보리고개는 세상에서 가장 넘기 어려운 고개라고 할 수 있지요.

이에 임금은 매우 감탄하였다.
이리하여 김씨 처녀는 그날 간택시험에서 장원으로 뽑혀

15세 나이에 왕후(王侯)가 되었는데 그가 바로 정순왕후이다.
이렇게 하여 "보리고개가 제일 높다"라는 속담이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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