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방

어느 칠순잔치 풍경

덕전(德田) 2009. 3. 22. 20:50

 

4남1녀를 두셨고  연세 40초반에  혼자되셨던분

칠순잔치 (古希宴) 가 치뤄졌습니다 .

이제는 그자녀들 모두 제자리잡고 열심히 사는것 같았구요 .

 

상이 차려지고  만수무강하시라 술도 권했지요.

그댁 장남이 주머니에서 편지한장을 꺼냈습니다 .

 

내용인즉 ....

"어머님 죄송합니다

그동안 얼마나 외로우셨어요?

제 처자식 건사하느라  함께 모시지 못하였고

텅빈집에 홀로 살아오신 30년세월

얼마나 고적하고 외로우 셨습니까

이제는 제가 따듯한 밥지어서 한지붕아래 모시겠습니다 "

함께한 하객들이 환호의 박수를 칩니다 .

 

 

그편지를 읽는 장남의 목소리가 흐느낌으로 바뀝니다 .

그간에 편모 홀로 사시게 했던 반성의 눈물이였지요 .

장수를 축하하는 기쁜잔치가  돌연 눈물바다가 되었고  

축하하러 온 하객도 모두가 숙연했지요 .

 

이광경을 보면서 저는 이런생각을 했습니다 .

고희연을 치루는 노모님이  참 자식을 잘 가르첬구나

늦은감은 있지만 한지붕아래 따신밥 지어서 함께 살자는

그  진정어린 참회의 눈물이 참  효도라 생각했습니다 .

젊은시절 처자식 데리고 우거하든 그장남이

그런생각을 단순히 했을까요?

아마도 그 내외는 의논 하고 결정했겠지요 .

 

사람은 누구나 어느부모의 자식입니다 .

이제는 철들어 가면서 늙으막의 편모를 제대로 모시려는

장남의 효심을 보면서

저는 돌아오는길이  너무나 마음이 밝아졌습니다

그분의 만수무강 하시기를  빌면서 .........

 

                             2009년 3월 22일    의암   이   상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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