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방

상사병(相思病 )의 유래

덕전(德田) 2024. 10. 15. 07:53

9월의 백두산 천지

 

 

 

상사병(相思病 )의 유래

 

춘추전국시대, 송(宋)나라는 대국이었으나

강왕(康王)에 이르러서 나라가 송두리째 흔들렸다.

 

강왕은 술과 여자에 빠져 세월을 보냈다.

그는 성격이 포악해 옳은 말을 하는 신하가 있으면

가차 없이 죽이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강왕의 신하 가운데 ‘한빙’이라는 이가 있었다.

그의 부인 하씨는 절세미인으로 유명했다.

하씨가 탐난 강왕은 그녀를 후궁으로 삼고

한빙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변방으로 귀양을 보냈다.

이에 하씨는 한빙을 못 잊어 다음처럼 편지를 보냈다.

 

비가 많이 내려 강은 넓어지고 물이 깊어졌는데,

해가 뜨면 마음을 먹을 것입니다.

 

이 편지는 한빙에게 가지 못하고 강왕의 손에 들어갔다.

강왕이 수수께끼 같은 편지의 뜻을 묻자 한 신하가 대답했다.

 

“비가 많이 내린다는 것은 마음속에 비가 내리듯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강은 넓어지고 물이 깊어졌다는 것은 서로

오갈 수 없다는 뜻이며, 해가 뜨면 마음을 먹을 것이다는

차라리 죽을 마음을 먹겠다는 뜻입니다.”

 

얼마 후, 한빙은 억울함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다.

이 소식을 들은 하씨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이렇게 유서를 남겼다.

 

왕께서는 사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지만 신첩은 죽는 것을

행복으로 여깁니다. 바라건대 한빙과 함께 묻어 주십시오.

 

왕과 함께 사는 것이 큰 불행이니 차라리 죽어서라도

한빙과 함께하겠다는 말이었다. 화난 강왕은 일부러

그 둘의 무덤을 떨어뜨린 채, 서로 마주 보게 만들었다.

 

“너희들은 죽어서도 사랑을 나누겠다는 것이냐?

그럼, 어디 무덤을 하나로 합쳐 보아라.

그것까지는 내가 막지 않겠노라!”

 

그날 밤, 무덤 끝에서 나무 두 그루가 자라더니

열흘도 안되어 아름드리나무로 자랐다.

 

나무는 서로를 감싸듯 휘어져 위로는 가지가 얽히고

아래로는 뿌리가 맞닿았다. 그야말로 연리지( 連理枝)

연리근( 連理根)이였다  다정한 원앙새 한 쌍이 그 나무에

앉아 서로 목을 겹치며 슬피 울었다.

 

눈물을 흘리던 사람들은 이 새를 한빙과 부인 하씨의

넋이라 여기고 새가 앉았던 나무를 서로 애타게

그리워하는 나무라 하여 ‘상사수(相思樹)라 불렀다.

 

‘상사’(相思)라는 말은 여기에서 유래했다.

남녀가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몹시 그리워하여

생기는 병이 곧 ‘상사병(相思病)’인 것이다.

 

 

경주 동궁과 월지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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