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속의 직지사 풍경]
飯疏食飮水 (반소사음수)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曲肱而枕之 (곡굉이침지) 팔을 구부려 베고 눕더라도,
樂亦在其中矣 (낙역재기중의) 즐거움이 또한 그 속에 있으니
不義而富且貴 (불의이부차귀) 의롭지 않으면서 부유하고 고귀한 것은
於我如浮雲 (어아여부운) 나에게는 뜬구름과 같다.
논어「학이편」에서 자공(子貢)이 “가난해도 비굴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공자(孔子)는“그것도 괜찮다.
하지만 가난해도 즐겁고 부유해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 못하다.”라고 했다.
정의롭지 못하면서 부귀하다면 옳지 않다. 그러나 부귀하지 않다고 비굴해서는 더욱 안 된다.
가난해도 도리를 알고 즐기는 생활이 바람직하다.
빈천락도(貧賤樂道)라 가난하고 신분이 낮음에도 비굴하지 않고 당당히
도(道)를 즐길 수 있음이 군자(君子)의 도리(道理)인줄 안다.
비록 가난하게 살아도 그 속에서 즐거움을 누린다는 공자의 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아등바등 돈벌기 위해 애를 쓴다.
행복과 불행이 돈에 있으랴. 가까운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행복, 불행 모두가
마음속에서 생기고 없어지기도 하는 것을, 부질없이 한조각 구름 같은
부귀공명(富貴功名)을 찾아서 허둥대는 것이 인생이다.
가진 것이 많지 않고 출세하지 못하여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결코 거칠 것 없이
안빈락도(安貧樂道)하는 자세는,
인생을 외롭지 않고 초라하지 않게 할 것임을 되새겨 봄직하다.
돈도 명예도 다 내 것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이 잠시 우리에게 맡겨져 있다가
우리의 곁을 떠나갈 것들이다. 상실은 우리의 숙명이요 본질이다. 조금씩 비우다가
결국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때, 가지고 가는 것 없이 떠나는 게 자연의 섭리다.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고 떳떳하게 살 수 있다.
인생의 의미는 올바르게 사는 데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올바른 길을 가지 못한다면 높은 지위나 많은 재물이 무엇에 필요하랴.
옳지 못하게 살면서 부귀한 것은 마치 뜬구름과 같으니라.
늘 자족하는 마음이 인생의 즐거움을 누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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