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스마트 폰

덕전(德田) 2015. 11. 16. 23:41

 

 

아내와 함께 동네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주말이라 식당 안에는 가족 단위의 손님이 제법 많았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주문할 무렵 바로 옆 테이블에
한 중년남성과 중학생 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함께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마도 부자관계인 것 같았습니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는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았는데
음식을 다 먹을 무렵부터 조금씩 옆 테이블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두 부자는 음식을 시키는 일 외에는 서로 아무런 대화가 없이
자신의 스마트 폰을 응시하느라 미동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음식이 나왔지만 아들은 여전히 한 손에 스마트 폰을 들고 있었고,
아버지도 식사를 하는 도중 간간히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오면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옆 테이블 좀 심한 것 같지 않아?
어떻게 식사 내내 말 한마디도 안하고 스마트 폰만 쳐다보지?”
그 말 속에는 안타까움을 넘어 약간의 분노가 섞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내의 대답은 내 기대와 달랐습니다.
“여보, 요즘 저런 모습은 생각보다 흔해요.
그리고 당신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요?”
“아니, 내가 언제 그랬다고?”
언성을 높여 대답은 했지만, 그 뒤로 크게 반박할 말들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집에서나 밖에서나 스마트 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맞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가족과 함께 있을 때만이라도 대화를 방해하는 것들은 잠시 내려두면 어떨까요?
서로의 마음과 시선을 느끼며 최선을 다해 서로를 이해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족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옮겨온 글입니다]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자의 처세철학  (0) 2016.01.03
크리스마스 씰(seal) 이야기  (0) 2015.12.01
다산과 노파의 일화  (0) 2015.11.02
비 도덕적인 사회  (0) 2015.09.21
효는 백행의 근본이다  (0) 201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