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음을 위하여

 

어머니, 저희부부, 그리고 네 명의 아이까지 일곱 식구가
식사를 하는 식탁은 반찬이 남아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어머니께 맛있는 반찬을 따로 덜어 드리면
어머니는 슬그머니 그 그릇을 제 앞으로 밀어 주십니다.
그 순간 그 반찬들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할머니께서 양보한 것을 안 아이들이 무차별 공격을 가하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야단을 치십니다.
아이들 탓에 어머니 자식인 제가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안타까우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제가 사랑스런 아들이듯이 아이들도 제게 사랑스러운
자식들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기꺼이 양보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루는 큰 아들이 맛있는 반찬을 집어 제게 권해주었습니다.
아빠는 괜찮다는 시늉을 보이자 아내가 한 마디 거들었습니다.
“이 다음을 생각해서 받으세요. 아이들이 커서 부모님은
아무것도 드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게 되면 어쩌실래요?”
이내 마음을 바꾸어 아들이 권해준 음식을 맛있다는 표정으로 맛보았습니다.
엄마 아빠가 항상 양보만 하다 보니 어른들은 좋은 것을
먹을 줄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사랑하는 자식에게 아낌없이 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랑입니다.
그러나 자식이 부모에게 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갖게 한다면
이는 참 사랑이 아니라 욕심을 가르치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참 사랑은 주는것이며 주는 것은 훈련을 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옮겨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