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모음방

독소(獨笑)

덕전(德田) 2014. 1. 2. 16:45

홀로 웃다(獨笑)/ 다산 정약용

 

有粟無人食 (유속무인식)      양식 많은 집은 자식이 귀하고

多男必患飢 (다남필환기)      아들 많은 집엔 굶주림이 있다.

達官必蠢愚 (달관필준우)      높은 벼슬아치는 꼭 우둔하고

才者無所施 (재자무소시)      재주 있는 사람은 펼 길이 없다.


家室少完福 (가실소완복)      완전한 복을 갖춘 집안 드물고

至道常陵遲 (지도상릉지)      지극한 도는 쇠퇴하기 마련이다.

翁嗇子每蕩 (옹색자매탕)      아비가 인색하면 아들은 방탕하고

婦慧郞必癡 (부혜랑필치)      아내가 지혜로우면 남편은 어리석다.


月滿頻値雲 (월만빈치운)      보름달 뜨면 구름 자주 끼고

花開風誤之 (화개풍오지)      꽃이 활짝 피면 바람이 불어댄다.

物物盡如此 (물물진여차)      세상일이란 모두 이와 같으니

獨笑無人知 (독소무인지)      나 홀로 웃는 까닭 아는 이 있을까.

 

 

다산선생은 일찍이 세상사의 부조화를 터득하셨다

누구나 삶이 이렇듯 완전할수 없음을 깨달으면

우리는 일희일비하는 생을 살지는 않을것이다

 

이글은 다산(茶山)선생이 강진에 유배된 초반에 지었다.

사회는 참으로 부조리 하다.

무능한 이가 높은 자리를 차지 하고

유능한 이는 능력 발휘할 자리가 없다.

재산이 많은 사람은 누릴 자식이 없는 반면

자식 많은 이는 배고파 걱정이다.

하늘은 한사람에게 복을 몰아주지 않는다

어디 그뿐인가?

그만 하면 됐다 싶은 삶의 궤도에 오르니

그때부터는 내리막길이다.

그런 부조리와 결함이 바로 인생살이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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