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여지승람 권21에는 경주 문천(蚊川) 위에 놓인 돌 다리에 얽힌 내력이 전해진다.
밤이면 남몰래 외간 남자를 만나러 다니는 홀어머니를 위해
아들 일곱명이 돌 다리를 놓아드렸다는 설화이다.
신라 때 아들 7형제를 둔 과부가 있었다.
사통(私通)하는 남자가 물의 남쪽에 있었으므로 그의 아들들이 잠들기를 엿보아서 가곤 했다.
어느날 아들들은 "어머니가 밤에 물을 건너다니니 자식된 자의 마음이 편안할 수 있는가" 하고
돌다리를 놓으니 어머니가 부끄럽게 여겨 행실을 고쳤다.
그때의 사람들이 그 다리를 효, 불효교 라고 불렀다.
구전하는 이야기에는 이 다리를 일곱 아들이 놓았다고 해서 칠성교(七星橋)라고 부르며,
자식 없는 여인이나 젖이 적은 여인이 이 다리의 교각(橋脚)에 빌면 반드시 영험이 있고
또 짝사랑으로 고민하는 여인이 이 돌에 빌면 상대방에게 그 뜻이 전해진다는 전설도 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효행설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효도에 관한 복합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밤이면 찬물에 발을 담그며 몸서리치는 어머니를 위해 다리를 놓아준 아들들의 행위는
분명히 어머니를 향한 효도이지만 죽은 아버지에게는 불효라는 이율배반적인 성격 때문이다.
그러나 그 다리가 자식없는 여인에게 수태를 가능하게 하고,
젖이 잘 나게 하는 등의 풍요를 가져오는 영험이 있다고 믿는 민중의 마음에는
어머니의 본능적 욕구를 윤리와 도덕률로 매도하지 않은 진실이 숨어 있다.
( 문천의 돌다리는 흔적으로 남아있고)
(사적 제 457호, 유형문화 기념물 제 35호 효. 불효교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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