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방

예견되는 이별

덕전(德田) 2024. 1. 27. 06:26

(애기동백의 개화 : 홍원심인당 관음성보살님)

                                                                     

 

 

 

 

저에게는 함께 성장하고 혈연지정을 듬뿍

나누고 살아온 종숙(5촌 당숙) 한분이 계십니다

유년시절 부터 정나눔이 너무나 돈독했지요

산중벽지 고향출신이라 눈,비오는 등하교 길에도

따듯한 보살핌으로 손목잡고 챙겨주기도 했었구요

숙질이 아니라 형제처럼 그리 컸기에 성인이 된

연후에도 누구보다 인정나눔이 컸고 서로의지

하고 살았답니다

 

그런데요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

덜컹 폐암말기 판정에 투병이 시작 되었답니다

"조카야! 자네 한테는 알려야 될것 같아서 전화한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것 같았습니다

황당함과 안타까움만 가득 밀려 옵니다

왜 하필 이런 중증이 발병 하셨단 말인가 ?

 

멀잖게 사시는 곳으로 차를 몰고 찾아 갔드니

짧은기간에 너무나 초췌해진 모습입니다

그렇게 건장하고 멋진 모습이 어찌 단시간에

이렇게 망가트려 졌는지요ᆢ.....

한동안 손만잡고 쳐다볼뿐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안타까움에 눈시울만 적셔 졌습니다

 

식사라도 드시게 해야겠기에 마주 앉아 나눈

얘기가 폐암도 말기여서  힘이 든다는 항암치료도

포기하고 얼마간 일지는 모르지만 조용히 남은시간

정리 하겠다는 말씀에 더욱 가슴이 미어집니다

 

사람의 생멸이 가져다 주는 대책없는 이별앞에

다소곳 할 수밖에 없는 무력한 우리의 삶이

너무나 허망 하게 느껴집니다

비록 힘이 든다고는 하지만 항암치료를 받아보길

권했으나 이미 마음으로 결정을 한지라 번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한이 지나고 새봄이 오며는 편백나무숲 단지에

가셔서 삼림욕이라도 하시기를 권하고 돌아 오는

시간에 머지않아 예견되는 이별앞에 가슴속 가득

소리없이 눈물만 고여 왔습니다

부디 회복하시고 여생이 좀더 길어질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서원을  합니다 

 

 

 

영덕 벌영리 편백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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