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촌 신흠선생의 시조
조선 중기 4대문장가로 영의정을 지냈으며 생전에
기축옥사, 임진왜란, 계축옥사, 인조반정, 정묘호란 등
사화와 국란을 겪으며 수차례 귀향길에 올랐던 신흠선생은
2000여수의 한시와 30여수의 시조가 전해내려 온다.
그의 시조는 우리 시조사에 진귀한 자료이다.
그중 몇 편을 감상하도록 올린다.
산촌(山村)에 눈이 오니 돌길이 묻혔어라
시비(柴扉)를 열지 마라 날 찾을 이 뉘 있으리
밤중만 일편명월(一片明月)이 긔 벗인가하노라
시비 : 사립짝으로 만든문
서까래 기나 짧으나 기둥이 기우나 트나
수간모옥(數間茅屋)을 작은 줄 웃지 마라
어즈버 만산나월(滿山蘿月)이 다 내 것인가 하노라.
수간모옥 : 몇칸 안되는 초가
내 가슴 헤친 피로 님의 양자(樣姿) 그려내어
고당소벽(高堂素璧)에 걸어 두고 보고지고
뉘라서 이별을 삼겨 사람 죽게 하는고.
양자 : 겉으로 들어난모습 고당소벽 : 높이지은집 흰벽
냇가의 해오라비 무슨 일 서 있는가
무심한 저 고기를 여어 무엇 하려는가
두어라 한 물에 있거니 여어 무엇 하리오.
보허자(步虛子) 마친 후에 여민락(與民樂)을 어이 하니
우조(羽調) 계면조(界面調)에 객흥(客興)이 더 이셰라
아희야 상성(商聲)을 마라 해 저물가 하노라.
보허자 : 당,송조의 궁중음악 우조 : 궁상각치우의 다섯째소리
술 먹고 노는 일을 나도 왼 줄 알건마는
신릉군(信陵君) 무덤 위에 밭가는 줄 못 보신가
백년이 역초초(亦草草)하니 아니 놀고 어찌하리.
신릉군 : 중국위나라의 왕 역초초 : 또한 수고롭고 고됨
꽃 지고 속잎 나니 시절도 변하거다
풀 속에 푸른 벌레 나비 되어 나니는다
뉘라서 조화(造化)를 잡아 천변만화(千變萬化) 하는고.
남산 깊은 골에 두어 이랑 일어두고
삼신산(三神山) 불사약(不死藥)을 다 캐어 심은 말이
어즈버 창해상전(滄海桑田)을 혼자 볼까 하노라.
창해상전 : 세상이 크게 변함을 일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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