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방

상촌 신흠선생의 시조

덕전(德田) 2021. 1. 19. 07:02

 

 

상촌 신흠선생의 시조

 

조선 중기 4대문장가로 영의정을 지냈으며 생전에

기축옥사, 임진왜란, 계축옥사, 인조반정, 정묘호란 등

사화와 국란을 겪으며 수차례 귀향길에 올랐던 신흠선생은

2000여수의 한시와 30여수의 시조가 전해내려 온다.

그의 시조는 우리 시조사에 진귀한 자료이다.

그중 몇 편을 감상하도록 올린다.

 

 

 

산촌(山村)에 눈이 오니 돌길이 묻혔어라

시비(柴扉)를 열지 마라 날 찾을 이 뉘 있으리

밤중만 일편명월(一片明月)이 긔 벗인가하노라

시비 : 사립짝으로 만든문

 

서까래 기나 짧으나 기둥이 기우나 트나

수간모옥(數間茅屋)을 작은 줄 웃지 마라

어즈버 만산나월(滿山蘿月)이 다 내 것인가 하노라.

수간모옥 : 몇칸 안되는 초가

 

내 가슴 헤친 피로 님의 양자(樣姿) 그려내어

고당소벽(高堂素璧)에 걸어 두고 보고지고

뉘라서 이별을 삼겨 사람 죽게 하는고.

양자 : 겉으로 들어난모습       고당소벽 : 높이지은집 흰벽

 

냇가의 해오라비 무슨 일 서 있는가

무심한 저 고기를 여어 무엇 하려는가

두어라 한 물에 있거니 여어 무엇 하리오.

 

보허자(步虛子) 마친 후에 여민락(與民樂)을 어이 하니

우조(羽調) 계면조(界面調)에 객흥(客興)이 더 이셰라

아희야 상성(商聲)을 마라 해 저물가 하노라.

보허자 : ,송조의 궁중음악        우조 : 궁상각치우의 다섯째소리

 

술 먹고 노는 일을 나도 왼 줄 알건마는

신릉군(信陵君) 무덤 위에 밭가는 줄 못 보신가

백년이 역초초(亦草草)하니 아니 놀고 어찌하리.

신릉군 : 중국위나라의 왕         역초초 : 또한 수고롭고 고됨

 

꽃 지고 속잎 나니 시절도 변하거다

풀 속에 푸른 벌레 나비 되어 나니는다

뉘라서 조화(造化)를 잡아 천변만화(千變萬化) 하는고.

 

남산 깊은 골에 두어 이랑 일어두고

삼신산(三神山) 불사약(不死藥)을 다 캐어 심은 말이

어즈버 창해상전(滄海桑田)을 혼자 볼까 하노라.

창해상전 : 세상이 크게 변함을 일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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