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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전(德田) 2012. 10. 31. 14:19

 

 

 

이 사진은 성민님이 서예세상에 올린 가을단풍입니

         山寺夜吟(산사에서 밤에 읊다)/鄭澈(정철)

                                                                     

 

 

            蕭蕭落木聲(소소낙목성)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를

 

 

          錯認爲疎雨(착인위소우) 성긴 비 내리는 소리로 잘 못 알았네.

 

 

          呼僧出門看(호승출문간) 스님 불러 문 밖에 나가 보랬더니

 

 

          月掛溪南樹(월괘계남수) 달이 시내 남쪽 나무에 걸려있다 하네.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낙엽이 떨어지는 만추이다. 심산유곡 깊은 절집에서 세상의 번다함을

 

 

            잊어버리고 만추의 가을밤을 보내고 싶은 계절이다.

 

 

            송강 정철이 만추의 산사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조용한 산사에서 낙엽지는 소리를 가을비 내리는 소리로 착각해서

 

 

            동자승을 불러 밖에 비가 내리는 지 알아보라고 말한다.

 

 

            스님이 밖에 나가 살펴보고는 “달이 시냇가 나무에 걸렸다”고 동문서답한다.

 

 

            방금 문안에서 들었던 ‘수수’하던 소리는 빗소리로 착각했었는데

 

              낙엽지는 소리였다고 진술한다. 이 시의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조용한 산사의 밤에 빗소리로 착각한 낙엽지는 소리,

 

 

            즉 청각적인 심상으로 시 속에 소리가 있는시중유성(詩中有聲)의 묘미를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스님이 대답한 ‘남쪽 시냇가의 달'시각적인 심상으로

 

            시 속에 그림이 있는 이른바 시중유화(詩中有畵)의 맛을 잘 전달하고 있다.

 

 

 

 

 

            이 시를 음미하고 있노라면,

 

 

            만추의 가을밤 세상의 번다함을 잊어버린 시인의 귀에들린 낙엽소리로

 

 

            계절의 소리를 전달하고, 휘영청 밝은 달빛으로 가을밤의 운치를 그려낸다.

 

 

            짧은 오언 절구에서 시각과 청각을 이용한 절묘한 솜씨를 통해

 

 

            가을밤 송강이 느꼈던 맛을 되새겨 본다.

 

 

            휘영청 밝은 달빛에 낙엽지는 소리... 만추의 가을밤...

 

 

 

 

 

 

 

 

 

 

 

         鄭澈정철(1536 중종31~1593 선조26)

 

 

          조선 중기 문신. 본관은 延日연일이고 호는 松江송강, 자는 季涵계함.

 

 

           젊어서 김인후 ․ 기대승 등에게 배우고, 이이 ․ 성혼 등과 교유했다.

 

 

           1580년 강원도 관찰사로 있으면서 '관동별곡' 등을 지었고,

 

 

           1585년 관직을 떠나 고향에서 4년 동안 ‘사미인곡', '속미인곡' 등

 

 

           수많은 가사와 단가를 지었다.

 

 

           1589년 우의정으로 발탁되고 이어 다음해 좌의정에 올랐다.

 

 

           그는 서인의 영수로 동인의 모함을 받아 사직하고 강화도에 머물며 만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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