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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달밤 (秋夜月)

덕전(德田) 2012. 10. 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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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날 밤 만월사진입니다.

 

 

 

 

 

 

가을 달밤(秋夜月)

 


삼의당 김씨(三宜堂 金氏)

 


                一月兩地照(일월양지조)   달 하나가 두 곳을 비추는데

                二人千里隔(이인천리격)   두 사람은 천 리를 떨어져 있네

                願隨此月影(원수차월영)   원컨대 이 달 그림자 따라

                夜夜照君側(야야조군측)   밤마다 임의 곁을 비추었으면

 

 

               삼도헌과 함께 한시맛보기

 

               팔월한가위. 두둥실 떠오른 만월을 바라보면서 고향에 가지 못한 사람들은

               고향산천을 그리워합니다. 정든님과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달을 바라보면서

               님생각에 눈을 떼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가을밤하늘에 걸린 달을 바라보면서

               사랑하는 님을 그리는 애절한 심정을 노래한 조선후기 여류시인 삼의당 김씨의

               연시 한 수를 소개합니다.

 

               삼의당 김씨는 남원에서 신랑인 담락당 하립과 한날 한시에 태어나 나이

               18세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시에 빼어난 솜씨를 지니고 있었기에 첫날밤 서로의 마음을 시로

               고백합니다.

               먼저 신랑 담락당이 신부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시를 바칩니다.

 

               “삼경에 밝은 달은 봄꽃 같아라/ 꽃이 화려한 때라 달빛이 더욱 곱네/

               달 따르는데 꽃 같은 님이 오니/ 둘도 없는 아름다움이 내 집에 있네.”

 

               그러자 신부 삼의당이 역시 시를 지어 화답합니다.

 

               “하늘엔 달빛이 그윽하고 정원에 꽃이 만개했네/

               꽃 그림자 서로 엉키고 달 그림자 더 할 때/

               달 같고 꽃 같은 우리 님과 마주 앉으니/

               세상의 영욕이야 내 알 바 아니네.”

 

               이렇게 금슬좋은 부부였으니 가을밤에 떠오른 달을 바라보면서 떨어져 있는

               님을 얼마나 그리워 했겠습니까. 그 그리움의 진원지가 된 가을달을 바라보면서

               가족, 연인, 친구 등을 떠올리시는 모든 분들께 삼의당의 시를 전합니다.

 

 

 


              삼의당 김씨(三宜堂金氏)

 

              1769(영조 45)∼? 조선 후기의 여류시인. 본관은 김해(金海).

              당호는 삼의당(三宜堂). 전남 남원 누봉방(樓鳳坊)에서 태어나 같은 해 같은 날

              출생이며 같은 마을에 살던 담락당(湛樂堂) 하립과 혼인하였다.

              중년에 선영(先塋)을 수호하기 위하여 진안 마령면(馬靈面) 방화리(訪花里)로

              이주하여 거기에서 시문을 쓰면서 일생을 마쳤다.

 

              그의 문집에 기록된 것처럼 남편 하립이 그 부인이 거처하는 집의 벽에 글씨와

              그림을 가득히 붙이고 뜰에는 꽃을 심어 ‘삼의당’이라 불렀다 한다.

              그의 평생소원은 남편이 등과하는 것이어서 산사에서 독서하고,

              서울로 관광하는 일을 권장하였다.

 

              가세가 궁핍하였기 때문에 경비를 마련하기 위하여 머리털을 자르기도 하고

              비녀를 팔기까지 하였으나 남편은 결국 등과하지 못하였다.

 

              그는 평생을 두고 남편에게 권학하는 글을 많이 썼으며, 가장 규범적이며

              교훈이 되는 글을 많이 썼다. 죽은 해는 알 수 없으나 6월 20일에

              죽었다고 하며, 묘는 진안 백운면 덕현리에 그 남편과 함께 묻혔다고 한다.

              진안 마이산(馬耳山) 탑영지(塔影池)에 시비 <담락당하립,삼의당김씨부부시비〉

              가 세워졌다. 문집으로는 《삼의당고》 2권이 1930년에 간행되었는데,

              여기에는 시 99편과 19편의 산문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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