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방

꽃밭 응달길 (花田 陰地路)

덕전(德田) 2011. 8. 3. 23:38

 


 
구비구비 붉은 황톳길 휘돌아  나 태어난 안태고향(安胎故鄕) 간오지 

오룡리(五龍里)  질밭을 찾아 갈라치면    두견화 꽃밭아래 그늘진 길이있어 

"꽃밭응달"이란 정다운 산자락이 있다  

입향조(入鄕祖)아래로  선영의 산소가  차례로 자리잡은  오문중(吾門中)의 촌락

내 아버지의 상여도 가고      내 어머니의 상여도 지나간곳 

때는 비록 알수 없지만    앞날에 나를 태운   상여또한 지날갈곳

동(東)으로  도덕산(道德山) 잔등에 해가돋아서   삼성산 꼬리 모랑지로 해넘이하면

노을빛이 곱게도 물들어 그곳 산촌의 밤들은 진정 평화로운 낙원이 였느니.........

 

 

일곱살 어린아이때 헐벗은 속옷차림  먼길 걸어 입학하던날  

꽃밭응달 갈곡(葛谷)의 그 지독한 겨울바람에  고추끝이  꽁꽁 얼어버린듯 했던

내 유년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진 아름답든 그곳 내가 태어난고향 !

이맘때 쯤이면 칡꽃이며 싸리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산부엉이가 구슬피울든곳

 

이제는 도회로간 자식들의 안부나 기다리며  명(命) 마칠날만 헤아리는

등굽은 노인들이 모여 있어서  찾아가는 날마다  마음이 안스러운곳

 

배움의 길을찾아  혹은 생업에 종사하느라  젊은 후손(後孫) 들은 뿔뿔히 흩어져 사니

향리(鄕里)의 문중사는 누가돌보고   무성해진 선산(先山)의 저 잡풀은  누가 베어낼꺼나 ?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  고향그리운 마음이야 어찌 나 뿐이랴 만

이순(耳順)의 고개를 넘고보니  이제는 그 정겹든길 아름답던 추억이

서글픔의 길로  변하는건 이 무슨 연유란 말인가 ?

남은기력 선영이나 살피다가   때되면 홀연히 길나서야 하겠지만

그동안 뒷바라지 힘들었어도  박사,의사도있고 사장, 교수도있으니 

남은일이야 그들이 할것인즉  무엇때문에 날이면 날마다 노심초사 하는지?

남의집 주손노릇 편하지 않았던 세월  아둥바둥 지켜온 지절(志節)의 시간

이제는 저만큼 제처놓고  마음 편히 남은세월 좀 살아봤으면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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