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 花 [대나무 의 꽃]
저는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유교적 가풍에 자란지라
초등학교를 입학도 하기전에 하늘천(天) 따지(地) 천자문을 읽어야 했지요
초등학교 4학년 즈음에 선조의 기제일에 축,지방(祝,紙榜)을 배워 쓰며
이날까지 남의집 주손노릇 하느라 여념이 없었으니..........
자연스레 지,필,묵 을 가까이 하다보니 붓을 잡고 서예를 하는것이 습관화 되어
이후 오랜세월을 서예공부에 몰두 하기도 했었습니다
직장 생활의 단조로움을 서예로 메우기도 했었구요
권위있는 공모전 출품해서 영예도 얻어보기도 했지만
부질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아무리 취미를 붙혔다해도 무려 30 여년을 지속하다보니
어찌 싫증이 나지 않겠습니까
거슬러 5~6년 전부터 붓을 놓다싶이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요즘들어 이런생각을 하였어요
호사유피 (虎死留皮)하고, 인사유명(人死留名)이라고
옛말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이몸은 과연 무엇을 하나 제대로 남길것인가 ?
아무것도 없어요.... 선뜻 내놓을 만한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시작한것이
내 아이 들에게나 아비로써 오랜세월 붓을들고 살았으니
손아귀에 필력이 남아있는 이쯤에서 아비가 쓴 병풍이나 하나씩 만들어 줄까보다 해서
지금 한동안 놓고있던 붓을 새로히 잡고 병풍용 글 쓰기에 빠져있답니다
소위 서예 삼매경에 취해있는 날들 이랍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한폭한폭 글을쓰다보니
나는지금 무엇을하고 있는가 ? 의문이 생겼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것은 삶의 마무리를 해가고 있는 것이로구나
많은 욕심 내지 않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고
이제 저물어가는 석양을 보면서 나름데로 값진 삶의 마무리를
하나씩 하나씩 해가야 하는 것이로구나 ..............생각이 여기에 미치니
참 묘한기분이 드는것은 또 무슨이유 에서 일까요?
2009년 6월 23일 의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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