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의 방

세월이 가면/박인환

덕전(德田) 2008. 11. 19. 14:00












        세월이 가면 박인환 詩 / 박인희 노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박인환의 시 세월이 가면[에피소드] 훤칠한 키에 수려한 용모의 미남 시인 박인환(朴寅換)은 당대 문인 중에서 최고의 멋쟁이 댄디보이였다. 이 詩가 노래로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9·28 수복 이후에 피란갔던 문인들이 서울로 돌아왔을 때 朴寅煥 등을 비롯한 한 떼의 친구들은 명동에 둥지를 틀었다. 폐허가 된 명동에도 하나 둘 술집이 들어서고, 식당이 들어서서 사람 사는 냄새가 풍겨나게 되었다. 당시 탤런트 崔佛岩(최불암)의 모친은 「銀星(은성)」이란 술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박인환 등이 밀린 외상값을 갚지도 않은 채 연거푸 술을 요구하자 술값부터 먼저 갚으라고 요구했다. 이때 박인환이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갑자기 펜을 들고 종이에다 황급히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은성」 주인의 슬픈 과거에 관한 시적 표현이었다. 작품이 완성되자 朴寅煥은 즉시 옆에 있던 작곡가 李眞燮(이진섭)에게 작곡을 부탁하였고, 가까운 곳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가수 현인을 불러다 노래를 부르게 했다. 모든 것이 바로 그 술집 안에서 한 순간에 이루어졌다. 이 노래를 듣던 「은성」 주인은 기어이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밀린 외상값은 안 갚아도 좋으니 제발 그 노래만은 부르지 말아달라고 도리어 애원하기까지 하였다. 명동백작 으로 불리던 소설가 李鳳九(이봉구)의 단편 「명동」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이 시는 술집「銀星」에서 외상값 때문에 작사 했다한다...

    '시인 의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0) 2009.03.09
    연인이 아니라 친구라도좋다 /이해인  (0) 2009.01.07
    가을 사랑 / 도종환  (0) 2008.11.06
    낙 엽 / 이해인  (0) 2008.10.24
    공존의 이유 / 조병화  (0) 2008.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