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글방

참회(懺悔)와 서원(誓願)

덕전(德田) 2020. 4. 24. 23:26

 

 

참회(懺悔)와 서원(誓願)

 

불자의 길을 걸으면서 항상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있는

진리의 말이 있습니다 초발심 자경문의 구절이지요 .  

삼일수심천재보 (三日修心千載寶)

백년탐물일조진 (百年貪物一朝塵)  

사흘동안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백년동안 탐한 재물은 하루아침의 티끌이로다.

 

삼일만 간절히 마음 닦아도 천년을 덮고도남을 보배를 지닌다 했는데

미혹한 이 중생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삼독심을 스스로 다스리지못하니

수행도 정진도 헛수고요 성불은 요원(遙遠)하다는 생각입니다.

언제나 부처님 가르침에 귀를 열지만 법당문을 나서면 공염송이

되고마니 이 얼마나 어설프고 부족한 불자인지요.

부처님 진리를 법문으로 배워 익히면 실행하고 실천하며 살아야 하지요.

열을알면 최소한 일곱,여덟은 실행에 옮겨야 할것입니다.

()를받고서 수행정진 한다면서 언제나 실천행(實踐行)이 어려우니

실행하지 못하는 마음공부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뜻도 없이 울어대는 앵무새의 노래와 무었이 다르랴 싶습니다.

 

저는 직장생활을 30여년 하고 정년으로 퇴임한 평범한 가장입니다 .

저의 조모님께서 1950년대 말에 진각종에 입문(入門)을 하셨구요

그 며느님이신 제 어머니께서 조모님의 이끌어 주심에 따르시고

그 며느리인 저에 내자(內子)가 역시 어머님의 말씀을 따랐고

아래로 제 며느리 자진참여로 여인4대를 잇는 불자의 집안이랍니다.

       

그러나 저는 직장(職場)에 근무한다는 핑계로 심인당 가기를 꺼려 했지요

마치 그일은 다른가족이 해야하는 것으로 당연시 했으니까요

직장에만 충실하면 그것이 전부인줄 알았던 젊은 시절이 있었지요

연세 오십전에 홀로되신 편모(偏母)를 모시고 살아온 6남매의 장남으로

집안의 주손 역할도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만

 

저에게는 회한(悔恨)이 있습니다.

2006년도 4월 경주의 황성공원 이팝나무 꽃이 눈처럼 날리던 봄날에

그리도 애지중지 하시던 아들,손주 간병수발 한번 받지도 못하시고

저에 어머님은 급환(急患)으로 영원한 이별의 길을 가셨습니다.

무릇 생멸(生滅)이 우리의 숙명이지만 인연있어 부모자식으로 만났다가

때가 되면 떠나야 하는 너무나 자명(自明)한 이치를 알고 있으면서도

생각조차 하지못한 황망한 이별앞에 참회의 눈물 주체할수 없었답니다.

언제나 옆에 계실줄만 알았고 아들,손주 지혜밝아 창성하라 염송서원

오래도록 하실줄만 알았으니 얼마나 우둔하고 못난 아들이였는지요

 

어머님 생전에

남자는 모든행동 가벼히 하지말라 하셨고

남에게 비난받는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 하셨지요

생전에 하고져 하셨던 일중에 가장 마음에 회한으로 남아있는

것이 어머님 뜻을 받들어 진각종 입문(入門)을 등한시 했던 것입니다

못난아들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자성일이면 법당에 데리고 가려 하셨습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어머님의 말씀이 귀넘어에 있었는지요?

실없는 핑계로 응하지 않았던 그 철없고 어설프던 행동들이 어느날

홀연히 떠나시고 난 뒤에야 깨달은 불효하고 어리석은 아들이였습니다

      

어머님의 49재 회향 영전에 늦은 약속을 드렸답니다

생전에 그리도 원하시던 어머님의 뜻을 따라서 이 아들 심인당

입문해서 열심히 수행 하리란 약속을 했었지요

그로부터 14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이제는 이 아들의 머릿결도 점점 희여집니다

세월 지나면 회한의 일들이 흐린 기억으로 잊혀지리라 생각했지만

아직도 법당에 나가앉으면 어머님의 체취(體臭)가 거기 있는 듯 하고

등굽은 노 보살님의 거동이 제어머님을 뵙는 듯 하답니다

 

저는 이렇게 참회(懺悔)하고  서원(誓願)합니다

어머님이 간절히 바라시든 불자의 길을 착실하게 갈것입니다

집안의 주손(冑孫)으로 어머님의 장남으로 모든행동 고쳐 고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것입니다

지혜는 사람의 밝은 마음에 있다는 그 가르침

삼독심(三毒心기꺼이 내려놓으라는 생전의 말씀

오래도록 명심하여 새기겠습니다

 

이제는 할수없는 일이되고 말았기에

꿈에라도 어머님 뵙고 함께 심인당 가서 좋은법문 한나절만 듣고싶습니다

어머님이 참 많이도 보고싶고 그리운 봄날입니다

내 어머니 안심정 보살님의 극락왕생을 엎드려 서원합니다

육자대명 왕진언  옴마니반메훔() () ()

 

 

이글은 불교진각종  "법(法)의 향기" 2019년 5월호 에 실린 글입니다

부족한 불자가 참회록으로 쓴 글이라 부끄럼을 무릅쓰고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블친님의 이해를 구합니다     

 

    

실명 : 이상원

불명 : 혜도 (慧道)

소속 : 경주 홍원심인당

직명 : 진각종 경주교구 신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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