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의 이슬람사원)
택교 (擇交=벗을 가려서 사귐)
북산(北山)에서 나는 나무가 비록 아름답지만 궁궐은 짓는 데에 쓰자면
반드시 자르고 다듬어야 되고,
곤륜산(崑崙山)에서 나는 옥이 비록 아름답지만 환규(桓圭)와
곡벽(穀璧)에 쓰자면 반드시 쪼고 갈아야 된다.
사람의 자질도 비록 아름답게 타고났지만 활용해서 기업(器業)이
되게 하자면 반드시 벗이 도와주어야 된다.
벗이 어질지 못하면 자못 서툰 목수가 재목을 다듬고 용렬한 장인이
옥을 다듬는 것과 같으므로 필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인파 속에 놀면서 제일가는 사람과 벗을 삼지 못하면 선비가 아니다.
자신이 제일가는 사람이 된 다음에 제일가는 사람이 찾아오는 법이므로,
제일가는 사람과 벗삼고자 한다면 먼저 자신이 제일가는 사람이 되게 해야 한다.
제일이라 하는 것도 한 가지가 아니다.
문장의 분야에서 제일가는 것도 제일이고, 재주 중에서 제일가는 것도 제일이고,
기술의 분야에서 제일가는 것도 제일이고, 풍채 중에서 제일가는 것도 제일이고,
말을 제일 잘 하는 것도 제일이니, 제일인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모두 내가 말하는 제일은 아니다.
내가 말하는 제일은 오직 덕(德)이 제일가는 것과 학문(學問)이 제일가는 것이다.
출전 : 상촌 신흠선생의 잡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