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처럼
신호등 주변에 예쁜 화단이 가꾸어졌습니다.
손바닥만 한 작은 표지판에는 꽃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열흘쯤 지나 근처를 다시 지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화단을 밟았는지, 지난 비바람에 쓰러졌는지
주황색 예쁜 꽃잎들은 흙 속에 처박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단 옆으로 이전엔 보이지 않던 꽃들이 자라났습니다.
가느다란 가지는 보도블록의 미세한 틈을
비집고 올라 노랗고 예쁜 꽃을 피웠습니다.
가꾸지도, 보호받지도 않았지만,
무릎 높이까지 제법 곧게 자라났습니다.
들꽃을 보며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힘든 형편 속에서 어렵게 공부를 마치고 가정을 꾸린 친한 친구가,
남편을 잃고 홀로 아들을 키우며 억척같이 살고 있는 후배의 모습이,
가난의 시절을 딛고 우리를 키워주셨던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들꽃처럼 아무도 모르게 누구의 도움도 없이
아름다운 꽃을 피운 우리의 이웃, 우리의 가족이 있습니다.
비록 세월은 흐르고 꽃은 떨어질지라도
바람에 날린 꽃씨는 질긴 생명력으로
새로운 꽃을 피우며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낼 것입니다.
이처럼 들꽃의 아름다움과 그 생명력과 향기를
우리 모두는 좋아 할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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