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익재진 자찬(益齋眞 自贊)

덕전(德田) 2019. 3. 5. 07:25


나를 돌아보니....



▲익재  이제현 선생 유상(遺像).

[익재난고] 앞부분에 판각되어 있습니다.

초상화가 오래 보존되지 못할것이 걱정되어

문집을 만들 때 새로 새겨 넣었다는 기록이 

부기되어 있습니다.

 


홀로 공부하여 고루하였으니
도를 들은 것이 자연 늦었도다
불행은 모두 자신이 만든 것
어찌 스스로 반성하지 않으랴
백성에게 무슨 덕을 베풀었다고
네 번이나 재상이 되었단 말인가
요행으로 그렇게 된 일이기에
온갖 비난을 불러들였구나
못나고 보잘것없는 내 모습
그려서 또 무엇에 쓰겠는가만
나의 후손에게 고하여 주노니
한 번 쳐다보고 세 번 생각하여
그런 불행 있을까 경계하며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노력하라
만일 그런 요행 바라지 않는다면
불행을 면하게 될 것을 알리라


무겁고 단단한것은 하늘에서 얻은 것이요,

씻어서 새롭게 하기는 사람에게 매였다.

공경하지 아니함이 없어야 하고,

스스로를 속임이 없어야 한다.

썩은 새끼로 말을 다루듯 조심하고

마른나무 가지에 매달리듯 조심하라.

나아갈 때에 물러설 줄을 알아야하고

편안할때에 위태로움을 생각하면 불편한

일이 있어도 재앙되지는 않는 것이니,

생각이 늘 이에 있으라


익재난고(益齋亂藁)》 제9권  





선생께서 자신의 초상화에 대해 쓴 글이다.

80세가 넘게 살며 여섯 왕을 섬기고 네 차례나 재상을 지내는 등

영화를 누렸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불행하다고 하였다.

실은 이것이 진심일지도 모른다. 15세에 과거에 장원급제하자

선생은 ‘과거는 작은 재주이니,

이것으로 나의 덕(德)을 크게 기르기에는 부족하다.’ 하였다.

학문 성취가 목표였던 선생에게는 평생의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대제국 원(元)나라의 지배를 받던

고려의 신하로, 두 나라를 수없이 오가며 줄타기하듯

능한 외교술을 펼친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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