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동문선(東文選)에 관하여

덕전(德田) 2017. 1. 12. 22:14



   [본문 130권, 목록 3권, 합 133권 45책. 활자본·목판본].

   



동문선[東文選]
1478년 성종의 명으로 편찬된 우리 나라 역대의 시문선집으로 총 130권으로 되어 있는 방대한 문학 총서이다.

이 책은 목록만 해도 3권이나 되며 합본은 45책으로 되어 있다.

'동문선' 편찬 작업에는 서거정이 중심이 되어 노사신, 강희맹, 양성지 등을 포함해 총 23명이 참여하였다.

'동문선'은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 외에도 신용개 등에 의해 편찬된 것과 송상기 등에 의해 편찬된 것이

있는데, 이 세 가지중 서거정의 것을 '정편 동문선', 신용개의 것을 '속동문선',

송상기의 것을 '신찬 동문선'이라고 구별하여 부르기도 한다.

이 책에는 신라의 김인문, 설총, 최치원 등을 비롯, 고려를 거쳐 당 대까지 약 500명에 달하는 작가들의

작품 4,302편이 수록되어 있다. 서거정은 취사선택의 기준을 '사리가 순정하고 치교에 도움이 되는 것'

이라고 밝히고 있다. '동문선'에는 오언율시, 칠언율시, 오언절구 등 총 55종의 문체를 사용하고 있어

중국 '문선'의 39종보다도 많으며, 뒤의 '속동문선'의 37종보다도 많다.

그 가운데 단 1편의 작품만으로 된 단락도 있는 것으로 봐서 당 시의 여건이 허락하는 한

많은 작품을 수록하려 했음을 읽을 수 있다. 작가의 경우에도 신라 인물에서부터 고려와 조선의 

최치원·김부식(金富軾)·이인로(李仁老)·이규보(李奎報)·이제현(李齊賢)·이곡(李穀)·이색(李穡)·이첨(李詹)·

정도전(鄭道傳)권근(權近) 등 이 책의 편찬 직전까지의 인물들을 차례로 싣고 있다

이들 이외에 승려 29명과 저자를 밝히지 않은 작품을 포함해서 도합 500 명에 육박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실려 있다. 그 중에 1편만 실린 작가가 220여 명에 이른다. 이 4,302편의

시문 가운데 시는 약 1천편 정도이고 나머지는 모두 문장이다.


 동문선 서, 원문 (東文選 序, 原文)

乾坤肇判, 文乃生焉. 日月星辰, 森列乎上而爲天之文, 山岳海瀆, 流峙乎下而爲地之文.

聖人畫卦造書, 人文漸宣, 精一中極, 文之體也. 詩書禮樂, 文之用也. 是以代各有文,

而文各有體, 讀典謨, 知唐虞之文, 讀訓誥誓命, 知三代之文. 秦而漢, 漢而魏晉, 魏晉而隋唐,

隋唐而宋元, 論其世考其文, 則以文選文粹文鑑文類諸編, 而亦槩論後世文運之上下者矣.

近代論文者, 有曰宋不唐唐不漢, 漢不春秋戰國, 春秋戰國不三代唐虞. 此誠有見之論也.

吾東方檀君立國, 鴻荒莫追, 箕子闡九疇敷八條, 當其時, 必有文治可尙, 而載籍不存. 三國鼎峙,

干戈日尋, 安事詩書. 然在高勾麗, 乙支文德善辭命, 抗隋家百萬之師. 在新羅, 遣子弟入唐登第者,

五十有餘人, 崔致遠黃巢之檄, 名震天下. ……(中略)…… 我國家列聖相承, 涵養百年, 人物之生於其閒,

磅礴精粹, 作爲文章, 動盪發越者, 亦無讓於古. 是則我東方之文, 非宋元之文, 亦非漢唐之文,

而乃我國之文也. ……(中略)…… 臣䓁仰承隆委, 採自三國, 至于當代, 辭賦詩文, 揔若干體,

取其詞理醇正, 有補治敎者, 分門類聚, 釐爲一百三十卷, 編成以進, 賜名曰東文選.

臣居正竊念易曰觀乎人文, 以化成天下. 盖天地有自然之文, 故聖人法天地之文, 時運有盛衰之殊,

故文章有高下之異. 六經之後, 惟漢唐宋元, 皇朝之文, 最爲近古, 由其天地氣盛, 大音自完,

無異時南北分裂之患故也. 吾東方之文, 始於三國, 盛於高麗, 極於盛朝, 其関於天地氣運之盛衰者,

因亦可考矣, 况文者貫道之器, 六經之文, 非有意於文, 而自然配乎道. 後世之文, 先有意於文,

而或未純乎道. 今之學者, 誠能心於道, 不文於文, 本乎經, 不規規於諸子, 崇雅黜浮, 高明正大,

則其所以羽翼聖經者, 必有其道矣. 如或文於文, 不本乎道, 背六經之規彠, 落諸子之科臼,

則文非貫道之文, 而非今日開牖之盛意也. 然今聖明在上, 天地氣盛, 人物之應期而生,

以文鳴世者, 必于于焉而興矣, 亦何患乎無人也. 臣雖不才, 尙當秉筆竢之.

成化紀元之十四年蒼龍戊戌二月下浣, 純誠明亮佐理功臣 崇政大夫達城君兼藝文館大提學知

成均館事同知經筵事五衛都揔府都揔管 臣徐居正 拜手稽首序.

『東文選』 序



동문선 서문 해역

천지가 개벽하면서 문(文)이 생겼다. 해와 달과 별이 위에 엄숙하게 벌려 있어 하늘의 문이 되고,

산과 바다와 개천이 아래에 흐르고 솟아 땅의 문이 되었다.

성인이 괘를 그리고 글자를 만들어 사람들의 문이 점점 베풀어져 도가 순화되고 통일되어

가장 높은 자리에 앉게 된 것은 문의 본바탕이다.시서(詩書)와 예악(禮樂)은 문의 쓰임이다.

이러므로 시대에 따라 각기 문이 있고, 문에는 각기 체(體)가 있는 것이니, 전모(典謨)를 읽으면

요(堯)와 순(舜)의 문을 알 수 있고, 훈(訓)과 고(誥), 서(誓), 명(命)을 읽으면 삼대의 문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진에서 한으로, 한에서 위⋅진으로, 위에서 수⋅당으로, 수⋅당에서 송⋅원으로 내려오면서

그 시대를 논하여 그 문(文)을 상고하면 『문선(文選)』⋅『문수(文粹)』⋅『문감(文鑑)』⋅『문류(文類)』등

여러 가지 책으로써, 대개 후세 문운(文運)의 높고 낮음을 논할 수 있다.

근래에 문을 논한 사람이, 송나라의 문은 당나라의 그것이 아니고, 당나라의 문은 한나라의 그것이 아니고,

한나라의 문은 춘추전국 시대의 그것이 아니고, 춘추전국의 문은 하⋅은⋅주와 요, 순 시대의

그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것은 정말 식견이 있는 이론이다.

우리나라는 단군이 나라를 세우셨다고 하지만 알 수 없는 아득한 먼 일이다.

기자(箕子)는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밝히고 팔조법(八條法)을 펼쳐서 그 당시에는 반드시 문화적인 치적이

가히 숭상할 만한 것이 있었겠지만 당시의 문헌들이 남아 있지 않다. 삼국 시대에는 전쟁이 날로 일어났으니

어찌 글짓기에 종사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고구려에서는 을지문덕(乙支文德)이 사명(辭命)을 잘하여

수나라의 백만 군대에 대항하였다. 신라에서는 젊은이들을 당나라에 들여보내 과거에 합격한 사람이

50여 명이나 되었는데 최치원(崔致遠,857~?)이 지은 황소(黃巢, ?~884)에게 보낸 격문[檄]

그 위명이 천하에 진동하였다. ……(중략)……우리 조선은 여러 임금이 대를 이어 백 년이나 인재를

길렀으므로 인물이 그 동안 나와 좋은 정기를 한데 모아 글을 짓게 되었는데 생동적이고 뛰어난 글이

또한 옛날보다 못하지 않을 정도이다. 이것은 곧 우리나라의 문이 송나라와 원나라의 글이 아니며,

또한 한나라⋅당나라의 글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글인 때문이다. ……(중략)……우리는 상감(上監)의

분부를 우러러 받아서 삼국 시대부터 뽑기 시작하여 당대의 사부(辭賦)⋅시문에 이르기까지 약간의

글을 수집하여서, 글의 이치가 순정하여 백성을 다스리고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취하고

부문으로 나누고 종류대로 모아 130권으로 정리하여 올린 바, 동문선이라고 이름을 내리셨습니다.

서거정(徐居正, 1420~1488)은 엎드려 생각하건대 『주역』에 이르기를, “인문(人文)을 관찰하여

천하를 교화한다” 하였습니다. 대개 천지에는 자연의 문이 있으므로 성인이 천지의 문을 본받았으며,

시대의 운수에는 성쇠(盛衰)의 다름이 있으므로 문장이 높고 낮음의 차이가 있습니다.

육경 뒤에는 오직 한⋅당⋅송⋅원과 명나라의 문이 가장 옛것에 가까우니,

그것은 그 당시에 천지의 기운이 왕성하였으므로 큰 음향(音響)이 절로 완전하여 다른 시대처럼

남북 분열의 폐단이 없었던 까닭입니다.

우리 동방의 문은 삼국 시대에서 비롯하여 고려에서 성하였고, 우리 조선에 와서 극(極)에 이르렀으니,

천지 기운의 성쇠에 관계된 것을 역시 상고할 수 있습니다. 하물며 문이란 것은 도(道)를 통하는 기제이므로,

육경(六經)의 문은 문장을 지으려 뜻을 둔 것이 아닌데도 자연히 도에 합한 것입니다.

그러나 후세의 문은 먼저 문장을 지으려고 뜻을 두기 때문에 때로는 도에 순수하지 못하기도 한 것입니다.

지금 공부하는 자들이 진실로 도에 마음을 두고 문장을 짓는 데만 힘쓰지 아니하며, 경에 근본하고 제자(諸子)에

애써 따르려 하지 않으며, 단아하고 바른 것을 숭상하고 허황된 것을 멀리하여 고명하고 정대(正大)하게 되면,

성인이 지은 글을 우익(羽翼)함에 있어 반드시 길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문장에만 뜻을 두고 도에 근본하지 아니하며, 육경의 법칙에 어긋나고 제자(諸子)의 범위에

빠져 버린다면, 문이 도를 통하는 문이 아니니, 오늘날 전하께서 계발하여 주신 거룩한 뜻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성스럽고 밝으신 이가 위에 계시며 천지의 기운이 성하니, 인물이 시기에 응하여 태어나서

문으로써 세상에 울릴 자가 반드시 잇달아 일어날 것이니, 어찌 사람이 없으리라 걱정되겠습니까.

신이 비록 재주가 없사오나 마땅히 붓을 잡고 기다리겠습니다.

성화 14년(1478, 성종 9) 무술 2월 하완에 순성명량좌리공신 숭정대부 달성군 겸 예문관 대제학지성균관

동지경연사오위도양부도양관 신 서거정은 머리를 조아리고 절하며 삼가 서(序)합니다.

동문선』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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