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재상의 인품
조선의 명재상이었던 황희정승은 청렴하고 깨끗한 성품과 함께
너그럽고 인자하기로도 널리 알려졌다.
조선 초기 국가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노력한 유능한 정치가일 뿐만 아니라
청백리의 전형으로서, 조선왕조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재상으로 손꼽힌다
그런 황희정승의 부드러운 인품을 잘 들어낸 아래와같은 일화가 있습니다
조선시대 병조판서 김종서는 판서를 제수받자 매우 거만해졌습니다.
누구를 만나건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 거드름을 피웠습니다.
그러나 그 위세가 원체 등등하여 아무도 그 잘못을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하루는 영의정인 황희정승이 이를 보고 하인을 불러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무엇하는 놈들이냐.
병조판서의 자세가 저리 삐딱한 것은 앉은 의자의 한쪽 다리가
짧아서 그런 것 아니냐.
나무토막을 가져다가 얼른 괴어드리지 못하겠느냐”고 호령했습니다.
그 한 마디에 김종서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버선발로 내려와 크게 사죄하고 자세를 똑바로 고쳐 앉았습니다.
훗날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여진족을 정벌할 때는 적장이 쏜 화살이 책상에 꽂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는데, 황희 정승께 혼날 때는 등에서 식은 땀이 났다.”
꾸짖음에도 격이 있는 것입니다.
“똑바로 앉으라”는 말보다 “나무토막을 괴어드리라”는
부드러운 질책이 더 섬뜩한 깨우침을 줬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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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시끄럽고 말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내면을 채우는 충실함은 없고 공허감만 커져갑니다.
직선적인 말, 상대를 배려하고 살피지 않는 주관적 소신,
되새김 없이 즉각적으로 내뱉는 말들만 많기 때문입니다.
다 말하는 것보다 아껴두고 말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더 울림이 큽니다.
세세히 가르치려 하지 말고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야 할것입니다.
모두가 숨막힐만큼 잘났고 직언과 폭언이 난무하고 있지만
그러나 그에 지혜를 주는 스승도 깨우침을 주는 울림도 없음이
그져 볼수록 안타 깝기만 한 세태 입니다
깨달으라는 직설적 꾸짖음 보다 스스로 깨달을수 있는 여운을 주기위해
돌려서 하는 말은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상처를 주지는 않지만
촌철살인의 각성이 있을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