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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곤일척(乾坤一擲)

덕전(德田) 2022. 5. 14. 05:22

 

건곤일척(乾坤一擲)

 

하늘 건, 땅 곤, 한 일, 던질 척. 

하늘이냐 땅이냐 한 번 던져서 결정한다는 뜻이다.

또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한 번 크게 겨뤄 자웅을 가린다는 의미다.

일의 성패를 놓고 단판으로 승부를 가른다는 의미도 있다.

어떤 도전적인 과업에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투입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쓰인다.

건(乾)과 곤(坤)은 주역(周易)에 나오는 8괘(卦) 중 하나다.

건괘(乾卦)와 곤괘(坤卦)를 이르는 말로 천하와 천지를 지칭한다. 곧 건곤은 천하다.

원전은 당(唐)나라 문장가 한유(韓愈)의 시다.

한유는 전국시대의 혼란을 통일한 진(秦) 말기 한(漢)나라의 유방(劉邦)과

초(楚)나라의 항우(項羽)가 천하를 놓고 쟁투를 벌였던

홍구(鴻溝)를 지나며 '과홍구(過鴻溝)'라는 아래의 시를 지었다.

 

龍疲虎困割川原 (용피호곤할천원)  :  용과 범이 지쳐 산하를 서로 나누니
億萬蒼生性命存 (억만창생성명존)  : 억만 백성들이 목숨을 부지했네
誰勸君王回馬首 (수권군왕회마수)  : 누가 말머리를 돌리자고 권했나
眞成一擲賭乾坤 (진성일척도건곤)  : 하늘과 땅을 건 한판 승부를 겨루자고

 

마지막 구절이 '실로 한 번 겨룸에 천하를 걸었구나'(眞成一擲賭乾坤)이다.

유방과 항우는 홍구에서 무수히 싸웠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다.

결국 홍구는 서쪽을 유방이 동쪽은 항우가 갖기로 하면서 마무리되는 듯했다.

서로 자기 지역으로 철군하려 할 때 유방의 책략가인 장량(張良)이 유방을

돌려세워 항우와 천하를 놓고 승부를 내도록 독려했다.

약조를 어기는 것이라고 반대하던 유방은 결국 장량의 말을 따랐다.

그 결과 유방은 대승해 천하를 얻었고 항우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후대 사람들은 어떤 중대한 승부를 가리는 전쟁이나 담판을 가리킬 때

한유 시의  건곤일척이란   이말을 인용하곤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

지금에는 기업이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모험적 투자를 감행할 때나

대통령 선거 같은 중대선거에서 우열을 가려야 할 때 많이 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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