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 소동파, 도연명의 인생관
한유와 소동파와 도연명의 시 한수씩을 비교해 보면
가히 그분들의 인생관을 짐작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한유(韓愈)의 시
閑居食不足 한가히 살자니 양식이 부족하고
從宦力難任 벼슬에 나가자니 능력이 부족하네
兩事皆害性 이 두 가지 일 모두 본성을 해치는 거라
一生常苦心 일생 동안 늘 고심했다네
소동파(蘇東坡)의 시
家居妻兒號 집에 있으니 처자식 울부짖고
出仕猿鶴怨 벼슬하니 원숭이와 학들이 원망하네
未能逐什一 열에 한 가지도 제대로 못하니
安能搏九萬 어찌 구만리 장천을 날겠는가
도연명(陶淵明)의 시
望雲慙高鳥 구름을 바라보니 높이 나는 새에 부끄럽고
臨水愧游魚 물에 임하니 노니는 물고기에 부끄럽네
眞想初在襟 처음 뜻은 자연을 즐기려는 거였는데
誰謂形跡拘 형적에 얽매일 줄 누가 생각했으랴.
위 세 사람의 인생관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벼슬에 나가 있으되 항상 자연을 그리워하던 한유,
벼슬을 하는 일을 원숭이와 학이 원망하는 일이라고
보았던 소동파, 그리고 벼슬에 나아가면서 새와 물고기에
부끄러움을 느낀 도연명.
이들은 왜 자연을 그리워하다 못해 원숭이와 학
새와 물고기를 보면서 부끄러워하고 죄스러워 했을까요?
그 깊은 뜻을 알듯 말듯 합니다.
아마도 그들은 위정자의 자세를 확연히 알고 있었나 봅니다
자연과 미물앞에도 부끄럽지 않은 청렴과 결백이 공직자의
기본자세라는 대 명제를 그옛날에도 마음에 새기고 살아온
인품들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저마다 백가쟁명으로 떠들어대는
요즈음 입니다 전과사실도 폭력배 출신도 자신의 신상에는
아랑곳없이 자신이 적임자라고 야단법석입니다
선출은 유권자의 몫입니다 잘 분별하고 판단해서 좋은 일꾼을
선출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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