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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하문과 노마지지

덕전(德田) 2022. 4. 6. 06:07

 

불치하문과 노마지지

 

불치하문(不恥下問)

아랫사람에게 묻는 건 수치가 아니라는 뜻이지요

내 지혜가 부족하면 남의 지혜를 빌리는 게 진짜

지혜(智慧)란 뜻으로 군자는 소인에게서도

배운다고 했어요

제나라 환공이 당대의 명재상 관중과 대부 습붕

데리고 고죽국 정벌에 나섰어요

전쟁은 생각보다 길어졌어요

봄에 시작된 전쟁은 그해 겨울에야 끝이 났지요

혹한에 귀국길에 오른 환공은 지름길을 찾다 그만

길을 잃고 말았어요 진퇴양난에 빠진 병사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관중이 말했지요

 

노마지지(老馬之智)

이런때는 늙은 말의 지혜가 필요하다.”

그의 말대로 늙은 말 한 마리를 풀어놓고

그 뒤를 따라가니 얼마 안 되어 큰길이 나타났어요

그렇게 길을 찾아 제나라로 돌아오던 병사들이

이번에는 산길에서 식수가 떨어져 물과의 전쟁을

치루게 되었지요 그러자 습붕이 말했어요

개미는 원래 여름엔 산 북쪽에 집을 짓지만

 겨울에는 산 남쪽 양지바른 곳에 집을 짓고 산다.

 흙이 한 치쯤 쌓인 개미집이 있으면 그 땅속

일곱 자쯤 되는 곳에 물이 있는 법이다.”

군사들이 산을 뒤져 개미집을 찾고 그 아래를 파보니

과연 샘물이 솟아났어요

이것은 한비자 세림편에 나오는 이야기지요

 

한비자는 이 이야기 끝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어요

관중의 총명과 습붕의 지혜로도 모르는 것은

늙은 말과 개미를 스승으로 삼아 배웠다.

그리고 그것을 수치로 여기지 않았다.

지금 사람들은 자신이 어리석음에도 성현의 지혜조차

배우려 하지 않으니 잘못된 일이 아닌가.”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말은 하찮아 보이는 것일지라도

장점이나 지혜가 있음을 이르는 말이지요

어느 누구도 모든 지혜를 다 품을순 없어요

또한  누구도 모든 앎을 다  담을순 없지요

그러니 지혜는 나누고, 모르는 건 물어야 하지요

묻는 건 결코 수치가 아니라고 했어요

진짜 부끄러운 건 모르는 걸 아는 척하는 것이지요

하면 잃는게 많은 법이지요

앎도 잃고, 지혜도 잃지요

늙은 말, 개미에게서도 배울게 많은 것이

우리  인간의 삶이 아닐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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