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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사용 설명서

덕전(德田) 2021. 5. 22. 20:47

부처님 오신날 장엄등 전시

 

 

 

 

(좋은수필)

 

아내사용 설명서 / 김근혜

 

 

 

제 이름은 아내입니다.

함부로 다루거나 힘을 남용하면 금방 흠이 납니다.

유리 그릇처럼 조심스럽게 다루어 주세요.

탈이 나면 평생 툴툴거립니다.

고장이 났을 땐 즉시 고치는 게 좋습니다.

버려두면 수리할 수 없어집니다.

 

아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건성으로 들어서 같은 얘기를 몇 번씩 하면 화가 납니다.

시시콜콜한 말이라도 추임새를 넣어가며 공감해 주세요.

아내들의 수다는 자가 치료인 생존수단입니다.

가슴의 울림까지 들어준다면 더 행복하겠지요.

사냥꾼 모드가 작동해서 빨리 일어나고 싶을 땐 간단하게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의사를 전달해 보세요.

주의할 것은 해결사 탐지기를 작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아내는 답을 구하려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남편과 같이 있고 싶고,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할 뿐입니다.

아내의 진의도 모르고 해결하려 들면 소통이 안 된다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릴지도 모릅니다.

 

다툴 때에는 죽은 척해서 속 터지게 하지 마세요.

아내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소리를 지르고 밖으로

나가는 행동도 삼가 주세요.

아내의 화만 더 쌓이게 할 뿐입니다.

분노가 심할 때는 잠시 타임아웃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지만,

문제를 남겨두고 동굴로 회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여자들의 뇌 모드는 한꺼번에 분노를 터트리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옛날 일까지 들추어서 쌓였던 화를 표출합니다.

앙금이 쌓이지 않도록 즉시 해결하는 것이 지혜롭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기며 가장의 의무하고 생각합니다.

가정에서는 목에 힘을 빼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가끔 듣기 좋은 말로 기분도 띄워 주세요.

“내 마누라가 제일 예뻐”라고 해 보세요.

그 정도의 낯 뜨거움은 감수할 수 있겠지요.

칭찬은 어떤 보석보다도 아내를 행복하게 하는 길입니다.

 

고부간의 갈등에선 남편이 나서는 게 좋습니다.

시어머니가 건강한 경계선을 가질 수 있도록 권면하는 것이

가정을 평화롭게 하는 길입니다.

회피하는 것은 남편의 직무유기입니다.

당신은 부모 곁을 떠났습니다.

효도는 하되 부모의 간섭으로 당신이 꾸린 가정이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남편이 책임을 다할 때 아내는 믿고 의지할 것입니다.

 

아내에게 느끼는 감정은 그때그때 표현해 주세요.

불쾌한 경우에는 명령조로 하지 말고 청유형으로 해주세요.

고마움, 미안함, 사랑의 감정 표현은 진심이 담긴

말 한마디면 족합니다.

가끔 선물도 준비한다면 감동이겠지요.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세 마디만 잘 사용해도

가정은 평안하고 행복할 것입니다.

 

아내, 바로 알고 사용하면 가정의 평화가 옵니다.

아내가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하고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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